파스텔 캔디 케이스 답례품

고객과 연결되는 과정

by 황사공




처음 니니네 스위트를 시작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을 때 팔로워는 당연히 0명이었다.


좋아요도, 댓글도, 아무 흔적도 없는 새로운 계정.

프로필사진을 등록하고 소개글을 작성하고 고심해 가며 사진들을 올렸다.

처음에는 새롭게 키우는 니니네 계정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었다.

매일 꾸준히 사진을 올리고, 공감 글귀도 올려보고, 다른 계정에 들어가 댓글도 남겼다.
성의껏 남긴 댓글이 혹시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팔로워는 좀처럼 늘지 않았다.

팔로워를 구매하라는 광고는 계속 보였다. 며칠 만에 몇 천 명을 만들어준다는 말도 솔깃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비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기에 솔직히 흔들렸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숫자가 아니라 니니네를 진짜 좋아해 줄 사람, 응원해 줄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시간이 꽤 흘렀다. 6개월이 지나도 팔로워 수는 아직 천 명에 닿지 못했다.

제품은 안정되어 갔고, 종류도 제법 늘었다.

처음보다 훨씬 정리된 가게가 되었는데 판매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신규 고객이 들어오는 기미도 잘 보이지 않았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홍보를 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알게 되고, 그래야 팔린다.

지금 하고 있는 혼자 사진만 올리고 소개하는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분명히 깨달았기에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니니네의 주요 고객은 30, 40대 여성이었다. 높은 확률도 그들은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일 것이다. 아이들의 충치예방 캔디로 유명했던 자일리톨이었기에 사탕을 먹는 주 고객이 미취학 아동임은 분명해 보였다.


그때부터 나는 내 고객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니니네의 주요 고객은 30~40대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중 많은 사람들은 아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다. 자일리톨은 충치 예방 캔디로 더 유명했다. 그러니 사탕을 먹는 주인공은 어린아이일 가능성이 높았다.


내가 만든 사탕이 결국 도착하는 곳은, 어른의 손이 아니라 아이의 입이었다.


인스타그램을 하는 미취학 아동의 엄마들은 주로 아이의 일상 사진을 올린다. 그리고 니니네를 막 시작했던 그때만 해도 인스타그램은 독보적인 SNS였다. 그리고 온라인 판매자가 고객과 만나는 거의 유일한 루트였다.

나는 해시태그를 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육아스타그램을 검색해서 계정을 하나하나 눌러보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다.
그렇게라도 내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금방 한계가 보였다.
#육아스타그램은 너무 광범위했다.
실제 엄마 계정도 많았지만, 제품을 소개하는 영업 계정이 그보다 더 많이 등장했다.

그래서 검색어를 바꿨다.

#키즈노트

키즈노트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의 생활 모습을 올려준 사진을 엄마들이 다시 공유할 때 붙는 태그였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엄마가 운영하는 계정일 확률이 높았다. 내가 찾던 조건에 거의 정확히 들어맞는 검색어였다.

그리고 하나를 더 붙였다.

#영유아구강검진.

충치를 발견하고 자일리톨을 찾아 먹였던 내 경험 때문이었다.
분명 나와 같은 엄마가 있을 거라고 믿었다.
치과 다녀오고 마음이 철렁했다면 분명 충치 예방을 검색하는 엄마들이 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매일 밤, 퇴근 후 두 개의 키워드를 찾아 들어갔다.
좋아요를 누르고, 정말 마음이 간 피드에는 댓글도 남겼다.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내가 남기는 말이 누군가에겐 홍보로 보일까 봐 걱정도 앞섰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자 변화가 보였다.
니니네 스위트 인스타그램의 방문자 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주문이 하나씩 따라오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주소가 찍혀 들어오는 주문서를 보면서 나는 처음으로 ‘온라인의 힘’ 같은 걸 실감했다.


좋아요를 누른 니니네 계정을 타고 들어와 니니네의 SNS를 구경할 고객들을 그냥 흘려보내기가 너무 아까웠다.

구경만 하고 나가면 끝이 아니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고 관심을 갖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달 생일 답례품 증정 이벤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시작한 이벤트는 니니네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어느새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돌이켜보면, 이 생일 축하 이벤트가 니니네 스위트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그 달이 생일인 아이를 뽑아 답례품을 보내주는 이벤트.


이 이벤트 덕분에 주기적으로 인스타그램 광고를 돌릴 수 있었고, 팔로워도 꾸준히 늘었다.
그리고 홈페이지 유입도, 답례품 주문도 덩달아 늘어났다.


답례품 주문이 늘어나니 답례품 가짓수도 더 많아졌다. 다른 장난감이나 완구를 넣기도 하고, 유행하는 스타일을 반영해 만들기도 했다. 니니네에 판매 중인 제품들을 다양하게 골라 담아 고객이 직접 원하는 구성으로 만들 수도 있었다.

2천 원대부터 시작하는 답례품은 한 개를 구매하더라도 아이 이름 라벨을 서비스로 붙여주었고, 라벨부터 포장까지 한 번에 해 주니 수고가 줄었다며 좋은 반응이 돌아왔다.


이벤트 하나만 추가했을 뿐인데 고객과의 소통이 엄청나게 늘었고, 그 덕에 많은 것이 달라지게 되었다.


물론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에서는 비용이 들었다.

답례품을 무료로 보내는 금액도, 광고비도 생각보다 컸다.

하지만 이벤트를 보고 들어와 팔로우하는 사람들, 직접 사탕을 받아보고 니니네를 알게 되는 핵심 고객층을 떠올리면 그건 결코 아까운 비용이 아니었다.

거기에 니니네 자일리톨 사탕을 들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후기 피드까지 따라왔다.


이 이상 좋은 이벤트가 더 있을까?


수원에 있는 내가 어떻게 남원에 사는 고객에게 내 사탕을 홍보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그게 되었다. 니니네 스위트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벤트를 열며, 사탕을 나누고 또 나누는 방식으로 지금처럼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각해 보면 이 이벤트는 홍보 전략이라기보다 내 성격에 더 가까웠다.


나는 원래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는 걸 좋아한다.
그 마음이 그대로 니니네 이벤트에 들어간 듯하다. 나눠주고 소통하는 것, 그것이 적성에 맞는 사장은 장사는 안 하고 늘 퍼주고만 있다.


지금도 이벤트는 한 달에 두세 번은 기본이다.
그리고 늘 계획대로만 하진 못한다. 3명을 뽑겠다고 해놓고 매번 5명을 뽑아버리곤 한다.


사장의 성격이 다 드러나는 다 퍼줘 이벤트는 그렇게, 지금도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세 번씩 사탕을 보내주는 건 단순히 공짜로 나눠주는 행사가 아니었다.

그건 니니네를 모르는 사람에게 니니네를 처음 경험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아직 대중들에겐 생소한 자일리톨 사탕, 사탕이랑 비교하면 가격이 너무 비싼 고급 간식에 선뜻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한 나의 마케팅 전략이었다.


수원에서 만드는 사탕이 남원에 사는 엄마에게 도착하는 순간, 거리의 문제는 의미가 없어졌다.

그 엄마는 사탕을 먹고, 아이 반응을 보고, 포장을 다시 한번 만져보고,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 계정을 다시 보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가 잘 먹는다면 재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았다.


마케팅은 물건을 파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과 연결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벤트는 그 과정의 시작점을 만들어줬다.


사람들은 광고 문구보다, 직접 해본 경험을 더 믿는다. 그리고 가까운 지인의 경험은 그보다 더 믿는다.

내가 선물로 받아먹어 본 경험도, 친한 지인이 먹어보고 추천해 주는 것도,
내가 자주 들여다보는 인스타그램 이웃의 아이가 잘 먹는 사탕도 어쩐지 믿음이 간다.


니니네의 이벤트들은 한 번 진행되고 사라지지 않고, 니니네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작은 루프가 되었다. 친구에게 소개하고, 당첨돼서 또 나누고, 그러다 다시 누군가에게 소개되는 선순환의 루프.

그리고 그 선순환의 루프 속에서 니니네는 조금씩 더 성장했다.


비용은 분명 들었다.

답례품에 들어가는 원재료 값, 배송비, 광고비까지 더하면 매달 적지 않은 돈이 지출됐다.

하지만 그 비용은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경험을 남기는 투자였다.


광고는 스쳐 지나가도, 사탕은 남는다.
그리고 사탕과 함께 남은 경험이 결국 니니네를 성장시키는 힘이 되었다.


우리 아이의 첫 사탕, 온 가족이 함께 먹는 안심 사탕으로 포지셔닝한 예쁜 캔디를 아이에게, 연인에게, 부모님께 선물할 수 있도록 매 달 전략을 세웠다.


꽃을 함께 보내기도 했고 자개함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두쫀쿠대란에 편승해 두쫀쿠를 함께 보내주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주 고객은 충치를 걱정하는 아이엄마에게서 체중에 신경 쓰는 성인에게,

건강을 생각하는 중년에게, 당을 걱정하는 요양원의 어르신의 선물로 확장되어 갔다.


너무 잦은 이벤트를 주변에선 걱정스럽게 보고 적당히 하라 말리기도 하지만, 이벤트를 포기할 순 없다.

내가 하는 이벤트들은 그저 사탕을 공짜로 뿌리는 것이 아닌 나름의 계산으로 설계된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니니네 스위트 인스타그램에서는 밸런타인데이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아직도 작기만 한 나의 사탕가게가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나는 계속 사탕을 나눠 줄 계획이다.


이벤트에 당첨된 누군가에게 좋은 경험으로 남겨주기 위해서.

니니네가 함께 하는 좋은 추억을 더 많이 쌓기 위해서.

그렇게 좋은 기억 속에 머무른 니니네 스위트를 언젠가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아! 그 사탕가게가 있었지!' 하고 떠올릴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