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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볕이드는창가 Jul 17. 2021

상하이 하늘 보고 가세요

한국에 있을 때 내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는 하늘, 정확히는 구름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그냥 휴대전화로 찍는 것. 카메라에 대한 장비 욕심은 전혀 없고, 그냥 예쁜 구름이 보이면 사진을 찍어 그 순간을 저장하는 것이 기분 좋았다. 바쁘디 바쁜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하루 중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그래도 사람이 살면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여유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중국에 오고 나서도 버릇처럼 사진을 찍는 습관은 변하질 않았다. 사진첩을 열면 온통 하늘사진이 가득했다. 오죽했으면 친구가 내게 붙여준 별명이 "구름 사진 작가". 나중에 사진작가로 데뷔하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 물론 전문가가 되라는 뜻보다는 그 취미를 계속 유지하라는 격려의 의미였다.


글을 쓰면서 사진첩을 둘러보는데, 유난히 6월 첫째 주엔 상하이 하늘사진을 많이 찍어뒀더라. 혼자 보기 아쉽기도 하고, 나도 정리하면서 그때 그 기분을 떠올려보고 싶기도 하고 하여 이번 글은 상하이 하늘 사진으로 채워보려고 한다. 장마와 소나기로 변덕스럽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사진들로 읽어주시는 분들의 마음속 날씨가 조금이나마 개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2019년 6월 2일, 상하이 고정 숙소 침실 창문으로 바라본 바깥 하늘. 처음 상하이 땅을 밟았던 3월 중순에 비해 대기 중 먼지가 많이 줄어들어 멀리 있는 건물도 꽤나 잘 보인다. 문제는 창문이 깨끗하지 못하다는 것.



#2. 2019년 6월 2일, 상하이 톈아이루(甜爱路)에서 만난 하늘. 하늘에 뭐가 지나갔는지 푸른 하늘에 하얀색 선이 그어졌다. 길 이름이 달콤한 사랑을 뜻하는 톈아이(甜爱)라 그런지 사랑을 테마로 한 건물이 들어섰는데, 자세히 보면 보이는 작고 귀여운 하트 모양이 있다.



#3. 2019년 6월 2일, 훙커우 구(虹口区) 어느 거리의 하늘. 초록색 나무들과 양떼구름이 조화를 이루는 하늘이다.



#4. 2019년 6월 2일, 훙커우 구의 하늘. 서서히 내려오는 노을과 노을을 비추는 석양의 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구름이 조화를 이루던 하늘. 지금 봐도 너무 예쁘다.



#5. 2019년 6월 3일, 징안 구(静安区)의 하늘. 갓 내린 눈 같은 구름이 인상적이다.



#6. 2019년 6월 3일, 창핑루(昌平路) 근처의 하늘. 두 사진 사이의 시간 간격이 한 시간밖에 되지 않는데 보이는 하늘의 색깔은 묘하게 다르다.



#7. 2019년 6월 4일, 황푸구(黄浦区)의 하늘. 사진이 찍힌 시간대로 봤을 때 등굣길인 것 같다. 집 뒤쪽 길로 걸어 1호선을 타고 등교하는 길은 13호선을 타러 가는 길보다 훨씬 사람 냄새가 나서 내가 좋아하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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