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

by 볕이드는창가

· 제목: 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

· 저자: 김파카

· 완독일: 2020.7.14



우리는 빠르게 속도를 내는 일에는 유능하지만, 속도를 늦추는 데는 무능하다. '잘 쉬는 법'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심지어 쉬는 것마저도 계획적으로 알차게 보내려고 한다. 식물들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면 어느새 인생의 속도와 리듬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알게 된다.

-

나를 선택한 사람들이 나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열광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냥 그들의 생각일 뿐이니까 어쩔 수 없지. 그렇다고 해서 내 뿌리를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야. 솔직히 나는 좀 까다로운 편이지. (…) 그런데 알아주지 않아도 돼. 어쨌든 우리가 오랜 관계를 유지하려면 조금씩은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니까.

-

나에게 식물이란 처음부터 내 생활 속에 당연히 있어야 하는 존재는 아니었다. (…) 독립을 하고나서야 식물을 옆에 두고 싶은 마음이 확실해졌다. (…) 돈 많고 시간 많은 여유로운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실은 그 반대의 상황에 가깝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매일 똑같은 하루지만 조금씩 자라고 싶은 마음, 그 차이 뿐이다.

-

사람의 운명은 재능 부족이 아니라 희망의 부재로 결정된다.

-

무언가를 쉽게 해내기가 어려운, 선인장과 다를 바 없는 사막 같은 곳에서 살고 있다. 선인장처럼 지독한 반복을 무수히 해내면 꽃을 피울 수 있을까? 너무 평범해서 인생의 굴곡이라 할 만한 것도 없는 나의 인생이지만 기왕이면 평범한 이야기라도 새롭게 바라볼 줄 아는 시선으로 살고 싶다. 아직 그럴싸한 꽃을 피운 적은 없다. 하지만 꽃을 못 피웠다고 내가 꽃 피우는 선인장이 아닌 건 아니다. 그걸 잊지 않고 사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

조그만 화분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나는 더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을 배웠다. 내가 갖고 있는 한 줌의 흙과 낡은 화분은 커다란 새 잎을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다. 쓰러지지 않게 밑에서 잡아주었고 안전하게 보살펴 주었다. 더 큰 화분과 많은 흙을 가진다면 아마 더 많은 잎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그때는 또 그 상황을 만끽해야지. 내가 있는 곳에는 항상 기쁨과 슬픔이 함께 존재한다. 햇빛과 그림자처럼. 그리고 난 늘 기쁨을 선택한다.

-

식물과 함께 하는 집에서 살고 싶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건 누군가와 잘 지내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것과 같다. 내일 조금 더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조금 더 자랄 거라고 믿고 옆에 있어주는 것이다. 잘 자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늘 옳다.




함께 살고 있는 나의 반려식물들을 떠올리게 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