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만든 책들]

by 볕이드는창가

· 제목: 중국을 만든 책들

· 저자: 공상철

· 완독일: 2022.03.27



흘러가는 세계를 흘러가지 못하는 언어로 부여잡는 일, 그리고 그 일의 근본적 모순과 불가능성…. <시경>은 이 근본적인 모순과 불가능성에 대한 고대 중국인들의 회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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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은 묘하게도 유일한 것을 잘 판별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신이나 태극 같은 궁극적 원리는 눈에 보이지가 않는 거지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두 개의 창으로 나누어 세계를 바라보게 됩니다. 밤이 있으면 낮이 있고, 달이 있으면 태양이 있고, 긴 게 있으면 짧은 게 있고, 큰 게 있으면 작은 것, 차가운 것이 있으면 뜨거운 것,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세계를 이렇게 비교하면서 바라보니 그 진상이 제대로 보입니다. 그 원리가 바로 음양입니다. 그러니까 '인식'의 원리인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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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언어로 흘러가는 세계를 부여잡는다는 것. 여기서 발생하는 모순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의 언어는 불가피하게도 개념화를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개념화란 흘러가는 것을 멈추게 만드는 일에 다름 아닙니다. 그러므로 유일한 방법은 사람의 언어가 세계와 같이 흘러가는 길밖에 없습니다. (…) 그런데 사람의 언어가 세계와 더불어 어떻게 흘러갈 수 있는 걸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당대 시인들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애써 채우려 하지 말고 그냥 비우면 된다는 겁니다. 인간의 삶 자체가 수동태니까요.




갑골문부터 근현대 지식인의 책까지, 중국 역사 곳곳에 숨어있는 텍스트들의 소개와 그것들이 가지는 의미들을 다루고 있는 책. 강의안을 책으로 만든 것이라 아무래도 일부 부분들은 책으로 읽기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저자가 최대한 쉽게 풀어쓰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중국의 역사나 고전문학에 대해 일정 부분 지식이 있으면 읽기가 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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