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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볕이드는창가 Jan 12. 2023

소흑풍폭 (扫黑风暴)

닭고기 수프가 너무 찐-해


■ 원어 제목: 소흑풍폭 (扫黑风暴, 싸오헤이펑빠오)

■ 장르 : 드라마 / 범죄

■ 년도 : 2021

■ 감독 : 五百

■ 주요 배우 : 孙红雷,张艺兴,刘奕君,吴越 등



. <호선생(好先生)>의 쑨홍레이 주연 드라마라 보기로 결정했던 드라마. 평점이 그저 그렇길래 약간 예상했는데 정말 그저 그런 '체제 홍보' 드라마였음.


. 시진핑 정부는 2018년부터 싸오헤이추어(扫黑除恶), 즉 검은 세력을 제거하고 악한 사람들을 없앤다는 뜻의 '범죄와의 전쟁'을 구호로 삼았다. 기존에는 흑사회 같은 '검은 세력'이 있어도 그들을 뒤에서 몰래 돕는 중국 공무원이 있어 잡아넣기가 힘들었는데, 이런 보호산(保护伞, 뒤에서 몰래 돕는 조력자를 우산으로 비유했다)들과 그들이 보호해 준 악당들까지 모두 처벌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그 작업이 얼추 성과를 보인 2019년 연말, 중앙정법위가 감독인 우바이(五百)를 찾아가 이 싸오헤이 프로젝트를 주제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드라마다. 즉, 정부의 부탁 아래 만들어진 드라마란 말씀. 드라마를 보기 전에 알고 봐야 충격이 덜하다.


. 드라마의 배경은 가상의 도시 뤼텅 시(绿藤市). <십일유희(十日游戏)>와 같은 도시가 배경이다. 그냥 이런 범죄 드라마의 배경으로 자주 나오는 도시라고 보면 됨. 이 도시에 전직 경찰이나 지금은 내부의 모함으로 경찰복을 벗고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리청양(李成阳)이 있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과 경찰 세력이 외압과 보호산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수사해서 결국 악한 세력들과 그 '빽'들을 일망타진한다는 내용이다. 내용은 뭐, 뻔하다. 


. 중국어에 '지탕(鸡汤, 닭고기 수프)'이라는 말이 있다. 영혼의 닭고기 수프처럼, '나 잘 되라고 하는 말', 혹은 '교훈성 설교' 같은 뜻인데, 사실 중국어에서는 좀 반어적인 의미로 쓰인다. '(나 잘 되라고 하는 말인 건 알겠지만) 듣기 싫은 설교' 같은 의미. 그래서 만약 어떤 드라마나 영화가 너무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교훈을 주려고 한다면 '鸡汤喝多了(닭고기 수프를 너무 많이 마셨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내게 이 드라마가 그랬다. 중국 경찰 짱짱맨이니 알아서 착하게 잘 살라는 내용을 너무 큰 비중을 할애해서 이야기하니까 다 보고 나니 닭고기 수프를 너무 많이 마신 듯 속이 니글거렸다. 그래서 이 글의 부제도 '닭고기 수프가 너무 찐-해'로 잡음.


. 내용은 그렇고 그런 체제홍보 내용이긴 하지만, 그래도 별을 네 개나 준 이유는 쑨홍레이와 류이쥔, 쟝슈잉 같은 배우진의 연기 때문이다. 특히 류이쥔(刘奕君)은 악역으로 나오는 것을 많이 봤었는데 이 드라마로 다시 보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드라마에 <호선생>에 나왔던 배우들, 즉 쑨홍레이, 장이씽(엑소 전멤버 레이), 쟝슈잉, 처샤오가 모두 나온다는 것. 어쩌다 캐스팅이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특히 쟝슈잉과 처샤오는 <호선생>에선 모두 쑨홍레이를 좋아하는 여자로 나오는데, 이 드라마에선 관련 없는 다른 역할로 나온다. <호선생>을 재밌게 봤고 그 배우들을 좋아한다면 한 번 봐도 좋을 듯.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譯] 그냥 그렇다. 별 네 개 준 거는 쑨홍레이 연기 때문. 후반부에 너무 '영양가 있는 내용'이 많아서, 거북할 정도.. 한 마디만 기억난다. "天网恢恢,疏而不漏(하늘의 그물은 눈이 굉장히 넓어서 성근 것 같지만 악인은 결코 빠뜨리지 않는다)". 이 드라마엔 <호선생>에서 쑨홍레이 여자친구였던 배우 두 명이 등장하는데, 아쉽게도 이 드라마에서 이 두 명의 배우는 모두 쑨홍레이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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