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도 정도껏
■ 원어 제목: 삼국기밀지잠룡재연 (三国机密之潜龙在渊, 싼궈지미즈쳰롱짜이위안)
■ 장르 : 드라마 / 사극
■ 년도 : 2018
■ 감독 : 游达志, 郑伟文
■ 주요 배우 : 马天宇、韩东君、万茜、董洁 등
. 넷플릭스에서 보게 된 드라마. 넷플릭스에는 <삼국기밀 : 한헌제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여자주인공으로 분한 배우 완쳰(万茜)을 <렵장(猎场)> 때부터 좋아했기 때문에 기대하고 봤는데, 아마 내가 지금까지 준 것 중 가장 낮은 별점을 주게 된 드라마일 것이다.
. 이 드라마는 <장안십이시진(长安十二时辰)>의 원작소설을 썼던 마보융 작가의 동명소설을 드라마화한 것으로, 한나라의 마지막 황제 '헌제'가 사실은 쌍둥이였고, 아무도 모르게 바꿔치기되었다는 하나의 '가설'에 기초하고 있다. 진짜는 몸이 좋지 않아 세상을 떠났지만, 한나라를 부흥해야 한다는 사명 아래 그의 쌍둥이 형제를 황제 자리에 데려다 앉히고 한나라를 위협하는 자들의 음모를 이겨낸다는 내용. 이런 내용으로 봤을 때 사실 원제인 '삼국의 비밀 : 못에 숨어있던 용'이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보다 그 내용을 좀 더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심플하게 '한헌제전'이라고 번역하는 것도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나쁘지 않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 어마어마한 가설에 비해서 드라마는 개연성이 빈약하고 쓸데없는 멜로 장면들로 인해 흐름이 끊긴다. 원작소설도 이런 지는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사마의와 선대 황제의 부인이었던 당영의 멜로 노선만 봐도 얼마나 개연성을 밥 말아먹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가짜'를 말할 거라면 철저하게 가짜로 가자는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진짜 사마의는 드라마 <사마의>를 보는 것이 좋다) 어지간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와중에 사마의로 분한 배우 한동쥔(韩东君)은 너무 수려한 외모를 지녔다. 아- 드라마의 인기를 위해 멜로 노선을 넣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다. 물론 가짜 황제 유평과 황후의 애정 서사도 썩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배우 완쳰에 대한 팬심과 그녀의 연기력으로 참고 간다.
. 말도 안 되는 스토리라고 생각되는데, 무려 54화나 된다. 화가 난다. 남편과 정말 '욕하면서' 봤다.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감독의 의중을 추측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완쳰이 너무 아깝다. 굳이 굳이 굳이 이런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을 추측하자면, '한나라의 정통성'을 제창하려고..? 자기 자신을 내던지면서까지 한나라를 지키려고 한 황제가 있었다는 스토리를 보여주려고...? 아마도 배우의 팬들만 좋아할 것 같은 안타까운 드라마였다.
[譯] 완쳰(万茜)을 좋아하는 사람이어도 이 쓰레기 드라마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ㅠㅠ 이 드라마는 '한나라의 마지막 황제가 사실은 그의 쌍둥이 형제였다'는 하나의 가설에 기초하고 있다. 근데 이 가설이 너무 가짜라서.....; 후반부에 조 씨 가문과 사마의의 이야기는 더 허무맹랑하다. 이런 맥락 없는 이야기로 오십몇 부작을 찍어낼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