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중국의 자화상
■ 원어 제목: 재일기 (在一起, 짜이이치)
■ 장르 : 드라마
■ 년도 : 2020
■ 감독 : 张黎, 沈严, 曹盾 등 (회마다 상이)
■ 주요 배우 : 张嘉益,周一围,谭卓,雷佳音,邓论 등
. 코로나가 우한에서 터지고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해 4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드라마. 이런 일이 있을지 예상한 거냐 싶은 느낌이 드는 속도지만, 그게 중국이다.
.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COVID-19', '코로나 바이러스'를 소재로 국가 차원에서 만든 드라마로, 실존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10개의 이야기를 각 2화씩, 총 20화로 구성된 시대 르포극이다. 시진핑이 '방역 활동을 실감 나게 그리는 작품을 만들어라'라고 미션을 주어서 만들어진 드라마.
. 사실 위의 설명처럼 국가 차원에서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게 너무 보여서, 또 코로나 바이러스로 바뀐 나의 일상생활이 당시 너무 짜증 나서, 이 드라마가 계속 또우빤에 랭크인 되어 있었는데도 그땐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질 않았다. 국가 차원에서 만든 드라마니 내용이 어떤 방향일지도 너무 명백하고, 나의, 또 우리의 이 슬픈 일상을 굳이 드라마에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 그런데 2021년, 어느 정도 마스크 쓴 나의 일상생활에 적응할 때쯤 갑자기 이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국가 차원에서 만든 드라마는 나름대로 장점이 하나 있는데, 배우들을 꼭 유명 배우를 데려다 쓴다는 점.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이 필요하기 때문이겠지. 이 드라마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총집합한 드라마라 보기로 결심했다.
. 10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드라마 속에는, 코로나 시대의 중국 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의료진이나 환자는 물론이고 배달부, 마스크 생산업계, 자원봉사자 등에 이르는 다양한 사람들. 모두들 이 갑작스러운 바이러스에 당황하고 절망하지만 결국 서로 돕고 함께하여 이겨내는 감동적인 스토리들이다. 이 드라마의 원어제목인 재일기(在一起)는 '함께하다'는 뜻인데, 그 제목에 어울리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 물론 모든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아니었다. 일부 이야기는 좀 지루하거나 체제홍보적 성격이 너무 강해서 집중이 되질 않았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은 꽤 감동적이었다. 한국의 상황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특히 레이쟈인(雷佳音)이 연기한 배달 라이더의 이야기가 좋았다.
. COVID-19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서술이 존재한다. 팡팡의 <우한일기>처럼 절망적인 현실이 있는가 하면, 웨이보에서 접하는 뉴스들처럼 '국가와 정부를 믿자'는 식의 근거 없는 희망회로도 있다. 이 드라마는 굳이 어느 쪽이냐고 물으면 후자에 가깝다. 아무래도 정부에서 찬조한 드라마니까. 하지만 분명한 건, 여기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이고, 이야기 속 인물들도 오늘날 중국을 살아가고 있는 실존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약간은 거북하고 어색하게 느껴져도 이 드라마를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던 이유다. 물론 좋아하는 배우들을 보는 건 덤이다.
[譯] 작년에 방영을 시작했을 때부터 알고 있던 드라마였는데, 왠지 모르게 별로 보고 싶지가 않았다. 아마도 너무 우울할까봐겠지? 그런데 1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이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비록 나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지금은 코로나라는 이 녀석에게 꽤 적응한 상태라, 아마도 그래서 최근 이 드라마를 보기로 결심한 게 아닌가 싶다. 총 20화고, 2화가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식 드라마다. 택배 배달부, 의료 종사자, 마스크 업계, 일반 사람들을 포함한 코로나 시국의 중국을 그린다. 모든 회차가 모두 재밌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부 이야기는 보면서 느끼는 바가 꽤 많았고, 모든 이야기가 실화에 기초하고 있고 유명 배우가 많이 나온다. 마스크 생활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 전염병의 기억을 털어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