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도 잘 살 수 있어요
■ 제목: 아문도요호호적 (我们都要好好的, 워먼또우야오하오하오더)
■ 장르 : 드라마 / 멜로 / 가정
■ 년도 : 2019
■ 제작사 : 喜乐影业,芒果TV
■ 주요 배우 : 刘涛,杨烁,金晨,刘端端 등
오늘 소개해드릴 드라마는 <환락송(欢乐颂)>에서 커플이었던 배우 리우타오(刘涛)와 양숴(杨烁)가 위기의 부부로 나오는 2019년 5월 방영작, <아문도요호호적(我们都要好好的)>입니다. 제가 상해에 살 때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인 데다 <환락송>에서 가장 좋아했던 커플이 출연한다고 해서 매일매일 본방을 사수했던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중국에 있을 때 저는 영상 플랫폼 4군데에 모두 VIP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엔 아이치이(iQIYI)만 사용했는데, 한 플랫폼에서만 단독으로 방송하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도 있더라고요. 중국판 <효리네 민박>이라는 <향왕적생활(向往的生活)>과 <아빠 어디 가(爸爸去哪儿)>를 보려고 망고 TV를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유쿠(Youku), 텐센트(Tencent) 세 개 앱을 모두 깔고 유료회원으로 가입을 했죠. 중국 체류기간이 1년이니 1년 기간 한정 VIP 회원으로 등록해두었는데, 이렇게 하니 비용도 저렴하고, 플랫폼을 바꿔가며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를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의 경우에는 망고 TV에서 볼 수 있었는데, 매일 저녁 10시쯤이 되면 하루에 두 편씩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와서 두 편씩 보는 재미가 나름대로 쏠쏠했죠. 그런 드라마가 재미까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이 드라마는 배우들의 연기 빼고는 아쉬운 점이 좀 많았던 드라마입니다. 다른 시청자들도 비슷하게 느꼈는지 평점이 영 좋지 않네요. 저도 만약 주연배우가 저 둘이 아니었다면 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는 생활 습관과 성격의 차이로 위기에 처한 부부의 이혼, 그리고 이혼 후 두 사람이 각자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도 있었는데, 이 아이의 양육 및 교육 문제를 이미 이혼을 해버린 두 사람이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도 함께 보여주죠.
사실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이 드라마가 '비록 위기에 처한 부부이지만 문제를 극복하고 다시 재결합을 하는' 부부를 보여주는 작품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드라마의 제목인 <아문도요호호적(我们都要好好的)>이라는 말은 중국어로 '우린 모두 아무 일 없을 거야'라는 말인 데다 포스터도 그런 느낌이었고, 이런 내용이 사실 일반적인 중국 드라마의 그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 예상을 깨고, 드라마는 '이혼해도 잘 살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을 보여줍니다. 전업주부의 삶으로 인해 우울증을 얻은 여자 주인공이 이혼 후 자신을 찾고 또 새로운 사랑도 만난다는 내용을 통해 이혼 후에도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죠. '이혼은 마냥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전과는 다소 달라진 중국인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중국 드라마에서는 종종 주인공의 이름을 가지고 주인공의 성격이나 특징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드라마가 그렇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향전(向前, 앞을 향한다는 뜻)', 여자 주인공의 이름은 '심조(寻找, 찾는다는 뜻)'인데, 이름처럼 남자 주인공은 스스로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성향이고 여자 주인공은 결혼생활로 인해 빼앗긴 자아를 되찾기 위해 이혼을 결심하고 결국 자아실현에 성공하죠.
드라마의 내용이나 주제의식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과 인물 간의 관계가 너무도 전형적이라 시청자들을 매혹시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남자 주인공은 이혼 후 아주 우연히도(...) 부잣집 딸 앨리사(艾丽莎, 배우: 金晨)를 만나 각종 사건들을 겪으면서 사랑으로 발전하죠. 여자 주인공은 이혼 후 그녀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늘 도움을 주는 츤데레 같은 남자 후난(胡楠, 배우: 刘端端)을 우연히(...) 만나지만 아이 때문에 망설이고 그를 거절하죠. 하지만 '내 여자에게만은 따뜻한' 이 남자는 끝까지 그녀의 곁에서 그녀를 돕습니다. 안타깝게도 너무 전형적이면서 너무도 현실적이지 못한 스토리 전개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PPL의 존재도 드라마에 감정이입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한 가지입니다. 사실 PPL은 중국 현대극은 물론이고 예능에서까지 자주 볼 수 있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PPL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을 금주(金主)라고 부르는데, 돈을 쥐고 있는 주인이라는 말입니다. 사극에서 PPL이 나오면 어색하니까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나 예능에서만 주로 등장하죠. (물론 가끔 사극에도 등장해서 욕을 먹긴 합니다.)
드라마에 간접광고가 나오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니 허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상하게 이 드라마에서 그게 더 두드러지게 보였습니다. 아마 스토리가 좀 억지스러워서 단점들이 더 두드러지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드라마에는 총 18개 브랜드가 PPL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생수, 냉동만두 같은 식품부터 게임 애플리케이션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특히 이 냉동만두가 심각한데, 무슨 일만 있으면 집에서 냉동만두를 조리해 먹습니다. 거의 올드보이 급이라 배우들이 좀 안쓰러울 정도입니다.
배우 양숴(杨烁, 양삭)의 팬으로서도 이 드라마는 사실 좀 아쉽습니다.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2019년 방영했던 양숴 주연의 드라마는 <시간도지도(时间都知道)>, <귀환세계급니(归还世界给你)>가 있는데 양숴의 역할은 하나같이 기업인 아니면 부잣집 자제로 나오죠. 그의 대표작 <환락송>의 인기에 힘입은 제작진의 선택일 수도 있고, 배우 본인이나 기획사에서 그런 역할만 선택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연기 스펙트럼이 점점 그런 쪽으로 굳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개인적으론 <생사선(生死线)>이나 <대강대하(大江大河)> 속 인간미 가득한 양숴가 더 좋거든요.
그래도 이 드라마의 장점을 한 가지 꼽자면 드물게 심천이 배경인 현대물이라는 점입니다. 심천이 배경인데 왜 북경에서 먼저 방영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기업이 집중해 있는 심천의 도심은 물론이고 해변가의 낭만적인 모습까지 심천이라는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이 드라마에서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중에 심천에 가고 싶어 질 정도였죠. 찾아보니 북경 방송국(北京卫视)에서 종영이 된 뒤 심천 방송국(深圳卫视)에서도 방송을 하긴 한 것 같네요.
이혼에 대한 현대 중국인의 인식 변화와 심천의 매력이 그려져 있는 드라마, <아문도요호호적(我们都要好好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보고 나서 위챗에 올렸던 감상문을 공유하며 리뷰를 끝내고자 합니다.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譯] <아문도요호호적> 다 봤다. 리우타오(刘涛)와 양숴(杨烁) 때문에 본 작품. 배우들 연기는 괜찮았는데 스토리가 너무 억지스러웠다. 게다가 PPL이 너무 많아서 한 회차에 수많은 간접광고가 등장해서 좀 짜증 났다. 다 보고 나니 심천이 가고 싶어 진다.
※ 간접광고는 间接广告라고 써야 하는데 简介广告라고 잘못 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