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품은 씨앗을 뱉어 뿌리내리고 싶은데

시골살이-1

by 윤에이치제이


닭의 장풀이라는
농가에서 주로 발견되는
한해살이 달개비
달개비라는 이름이 좋아서
나는 달개비라 부를 거다


물에서도 뿌리를 내린 달개비가
아침마다 꽃을
피우고 지기를 반복하다가
제 소임을 다하면서
씨앗을 뱉어냈다

길가였다면
자연스레 흙 속에 스며들어
다시 또 생을 살았을 거다
자연스럽진 않지만 씨앗을
마당 텃밭 한켠에 뿌렸다
부디 다시 피어나기를


도시에서만 살던 이들이
시골에서 자리 잡으려 할 때
자연스럽게 스스로
뿌리내릴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대체로 잘 어우러져 살아가려면
터를 잡고 싶은 사람이
맞추고 노력하라는 요구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살아오며 오래 깊이 새겨진
패턴과 태도와 가치를
순식간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습관 하나 고치려 해도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다

배척하는 게 아니다
문 꼭 걸어 잠그는 것도
마음을 굳게 닫아버린 것도
아닐 것이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고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한순간에 고칠 수 없어
내외하는 게 오히려 맞을 것이다
익숙하지 않아 당황하는 표정
적응되지 않아 서투른 행동
재촉하면 더 움츠러드는 마음
그걸 눈치채고 배려해 준다면
텃세를 부린다는
오해와 편견도 부서질 것이다

한쪽만 노력해야 하는 게
어떤 의미로 어울림이란 걸까


좋은 사람들을 만나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 것 같아도
나 또한 이따금
오래 달랐던 삶의 궤적 때문에
의아함과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천천히 자연스럽게
나는 여기에
씨앗을 뱉고 뿌리내리고 싶다
굳이 탈탈 털어 가져다가
단단히 심어주겠다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지 않는 게 오히려 고맙다

상호 간의 이해와 노력이
사람 살만한 시골집을
갈망하게 하지 않을까
그러니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곳, 들이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의 어우러짐으로 빛나기를
나도 그 속에서 빛을 찾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