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것처럼 살기

시골살이-2

by 윤에이치제이


욕실 바닥 시공을 하고
남은 타일을
어떻게 활용할까 하다가
의자 전용 바닥을 만들었다
마침 막 배달된
택배 박스 세 개를 펼쳐
아래쪽에 깔고
타일 여섯 개를 얹었다


시골에서는 이것저것 가져다가
쓸모 있게 활용하는
재미가 크다


이사를 많이 다니면서
물건을 버릴 때마다
쓸모 있을 줄 알았으나
쓸모 없어진
구석에 처박혀 있던
물건들을 버리며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었다
그러다
지역 단위로 이사를 하면서
큰 짐은 물론
아끼던 것이었으나 결국
사용하지 않았던 것들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것들을 선별해
쓰린 마음을 다잡고
처분한 상황들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점차
물건을 덜 사기 시작했고
미니멀리스트로 살아보자
노력하게 되었다

결국 나는 대체로
떠나기 위해 버릴 것들을
만들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정말 필요한 것들은
사지만 언제든
버리고 떠날 수 있는 것들로
잘 다듬어 사용하고자 한다
그래서 의자를 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오랫동안 정착할 곳을
찾는다면 그때는
내가 너무도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것들로 채워
오래 쓸 생각이다


이전 01화자연스럽게, 품은 씨앗을 뱉어 뿌리내리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