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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충망에 온갖 처음 보는 것들이
(햇)빛을 피하거나 (조명)빛을 따라
다니러 온다
처음엔 손가락을 튕겨 쫓아냈다가
머물다 결국 떠나는 걸
자연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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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놀러 온 친구는 아니고
마을 한옥 기둥에 붙어
곧 탈피를 앞둔
왕표범무늬나비 번데기
반짝거리는 껍질을 벗어버리고
날아오르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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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진짜 나비가 되어
친한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아직은 힘겨운 날갯짓으로
날아오르려 안간힘 쓰는 걸
어색한 친구는 안쓰럽게 지켜보며
응원을 보내기만 했는데
또 며칠 후 홀로 날기에 성공해
훨훨 날아다니는 아이를 알아보았다
왕표범무늬니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나비
아이야, 우리와 함께 잘 살아나가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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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강아지는 그래도
덜 어색하고 가장 친해진 친구
이제는 반갑다고 달려와 껑충
달려드는 게 버거울 지경이다
놀아달라고 발길질을 하는 통에
종아리 세 군데를 긁혀 멍이 들었다
다시 어색해질지도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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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개구리가
풀 나무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 집 비 오는 날 놀러 오는
친구가 되었다
아직 서로가 어색해 다가가면
서로 놀라 펄쩍 달아나고 물러서는
그런 사이지만
잊을만하면 폴짝 튀어 오르며
깜짝 등장해도 이젠
하나도 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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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내 루꼴라를 탐내는 건 아니겠지
완벽한 보호색으로 무장해
루꼴라 잎을 쓰다듬다 같이
쓰다듬을 뻔
그러기엔 우리 아직 어색하잖아
저기 좀 비켜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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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다람쥐 한 마리가
마당과 담장을 쏜살갈이 달린다
가끔은 옆집 강아지와
기싸움을 하느라 짖어대고 달리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하는 통에
한껏 소란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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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밤에는 너구리 한 마리가
마당 평상 밑에서
빛나는 눈빛을 쏘며
나와 한참 대치하다 간 적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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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낮에는 꿩 한 마리가
유유히 마당에서 런웨이 하는 걸
신기하게 지켜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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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나무로 둘러싸인 마을에는
안면을 트지 않은 새의 노랫소리가
음악을 틀 기회를 주지 않고
떼 지어 과일나무로 날아와
배를 채우고 쉬다가는 모습엔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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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가
도시의 편리와 비교하면
결코 편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불편을 감수해도 좋은 것들이
강력하게 마음에 이기고 들어와
어느새 어색했던 마음의 막이 걷히고
푸르고 찬란한 계절에도
스산한 빛깔의 계절에도
친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곁에서
의지하고 견뎌낼 수 있게 되는 것
그래서 쉽게 떠나거나 버릴 수 없는
사이가 되는, 그런 것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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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르지요
나는 여전히 우리 사이가 어색해
견딜 수가 없어요
그런 마음이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거리를 두고 각자 잘 살아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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