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시골살이-8

by 윤에이치제이

바질

쑥쑥

루꼴라

쑤욱쑤욱

계획보다 이틀 일찍 돌아왔고요
루꼴라가 눈에 밟혔거든요

또 자라나는 새싹들이 좀
비켜달라는 성화에
다 자란 잎들이 빨리 좀
뜯어달라고 스러지고 있는데
짐을 풀기도 전에

흩뿌리는 비 맞으며 잎을 솎아내느라
10월에도 덥고 습한 날씨에
활개 치는 모기에게
또 여러 군데 여러 방 헌혈했네요

그러니
3끼 분량의 푸짐한 루꼴라로
뭘 해 먹을까 행복한 고민 좀
해야겠어요


엄밀히 말하면 내 고향 내 집은
도시의 그곳인데
돌아오고 싶다는 마음이 신기하다

바질잎을 뜯어내는데

바질향이 짙어서 취할 것 같다

루꼴라잎을 뜯어내는데

한아름 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천 원에 구입한 씨앗을

반 정도 무심하게 흩뿌려놓고

그냥 크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는데

마음 참 이상하다

어떤 사소한 이유 몇 가지로도

어디론가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얼마만큼의 시간을 머물렀는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끌림이

그렇다면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내 마음이 일찌감치

알아채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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