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새싹의 힘

시골살이-7

by 윤에이치제이

바질 새싹

루꼴라 새싹

감자 새싹

사실 텃밭 일굴 생각은 없었다

여기 시골집엔 텃밭이랄 게 3개

하나는 정말 커서

애초에 생각도 없었고

앞마당 양쪽에

사과나무와 감나무를 심은

작은 화단 같은 곳이 두 곳 있는데

그곳은 도전할 만했다

감자는 이웃이 6알 심어 주셨고

그 옆에는 대파 모종을

그리고

스스로 첫 도전한 바질과 루꼴라

엄밀히 따지면

바질 키운 경험은 있다

실내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도시에서의 바질 화분은

식집사 소양이 한참 부족한 손을 타

제대로 크지 못하고 시들어 갔다

3일이 지나 싹이 올라오더니

2주 정도 지난 지금

딱 보기에도 튼튼한 잎들이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어른 사람조차 견디기 힘든

따가운 햇빛에

무방비로 노출되어서도

크게 사람 손 타지 않았는데

스스로 올곧게 자라고 있다

이래서 식물이나 자식이나

어른들이 지레 걱정하고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손을 많이 타고 그러면

되려 좋을 것 없다고 그러나 보다

그럼에도 걱정이 떨쳐지진 않는다

삶의 고난과 역경을 견디듯

자연의 변덕을 시시때때로 견디고

이무 탈 없이 잘 성장해 낼지

나의 부모님도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20여 년을 전전긍긍하셨겠지

아니다, 지금도

보시기에 늘 덜 자란 여린 잎 같아서

흙이 마르진 않았는지

목이 타진 않은지

영양분을 제때 줘야 하는데 어쩌나

잔소리라 오해받으며 여전히

걱정을 꽉 붙잡고

손아귀가 아파도 펴지 못하시지

알고도 마음만큼 표현하지 못해

늘 죄송하고 송구하다

그래도

어느 면은 어른이 됐구나 여기고

진짜 어른인 당신들처럼 믿고

툇마루 창 너머로 지켜만 봐주셨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오히려 떼쟁이 어린아이처럼

어른의 고됨을 놓고

우리 어깨에 살포시 기대었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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