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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 창 밖에
나의 작은 텃밭이 있다면
툇마루 창 안에
나의 소중한 꽃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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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콘크리트 블록도
제 자리 제 역할을 찾으면
멋진 화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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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에는
대나무 가지를 꺾어와
절인 올리브 비운 병에 꽂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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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지치지 않고
하루하루 꽃을 피우고 지는
나의 툇마루 첫 꽃은 달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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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흰 꽃이 예뻐
과감하게 대나무 가지를 치웠고
조금이라도 버텨주길 바랐는데
하루 만에 깊이 고개를 숙여버렸다
사람의 욕심이 늘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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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의 사과나무 가지치기 후
봉숭아 떠난 자리를 채운
사과나무 가지와 새싹
새싹잎이 제법 커지는 걸
오래 기뻐하며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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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엮어 만든 수납 바구니
위에 조명을 올려 둔 밤
분신술을 부린 테이블 조명
feat. 사과나무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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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가 수경재배로도 뿌리내려
꿋꿋이 살아가는 걸 보고
마당 텃밭 한켠에 자리를 마련해
주려고 뿌리내리길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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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시기별로 자라는
이름 모를 잡초를 제거하다가
가지런한 잎사귀 가지 몇 개 가져와
툇마루를 연둣빛 봄으로 위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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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감나무는 감도 초록초록
어차피 새들에게 양보할 키 큰 단감나무
팔을 뻗어 겨우 닿아 꺾어온
싱싱한 감나무 가지가
가을을 데려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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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상징 세잎클로버가
예쁜 노랑노랑꽃을 피울 때
그렇지만 사방에 번진 잡초일 때는
애증의 관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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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 속에서도 생생한 초록인
덩굴 식물 잎사귀가
툇마루에서는 사납지 않고
귀염귀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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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꽃웃음을 짓고 있는
하얗거나 연보랏빛인 이름 모를 꽃
서로를 호명하지 않고도
마음을 알아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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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라고 가을이라고
여리여리 한들한들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툇마루에 계절을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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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향의 툇마루에선
모든 식물이 속마음을 드러내
하나도 거짓 없이 제 모습으로
사람도 그럴 때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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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둔 창 너머에서 짙은 향기가
바람에 실려와 행복을 부추기더니
시월의 금목화라는 꽃이었구나
옆집에서 손수 꽃가지를 꺾어 와
향기를 통째로 선물해 주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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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시월의 툇마루는
이렇게나 풍성해졌다는 이야기를
이렇게나 길게 자랑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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