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처럼 나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아주 조금 애써 봤어
“곰비는 더 이상 누군가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건네는 말이 되었어.”
요즘은 그냥 잘 지내다가도
아무 이유 없이 가라앉을 때가 있어.
정말 아무 일도 없었는데도
어깨가 툭, 내려앉고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는 날들.
“왜 또 이러지…”
“이 정도면 된 줄 알았는데…”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론 자꾸
예전처럼 나를 몰아세우게 돼.
예전 같았으면
이런 날은 그냥 넘기지 못했을 거야.
스스로를 질책하고
‘넌 역시 안 되는 사람이야’ 하고
단정 짓듯 말했겠지.
조금만 흔들려도
그게 곧 실패라고 믿었어.
다시 무너진 거라고,
처음부터 틀린 거라고.
근데 오늘은
조금은 달랐어.
‘또 그랬구나…’ 하면서도
이번엔 나를 놓지 않았어.
그냥, 속으로 이렇게 말해봤어.
“… 괜찮아, 지금은 이럴 수도 있어.”
“…이 마음도, 그냥 내 일부일 뿐이니까.”
아주 작은 속말처럼
그 말이 나한테 스며들었고—
곰비가 그렇게 말해준 것처럼 느껴졌어.
곰비는 이젠
따로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그냥 나야.
내가 너무 아플 때
말없이 손을 얹어주는 나,
무너지더라도 끝까지 미워하지 않으려는 나.
나아졌다고는 아직 못 하겠어.
여전히 흔들리고,
잘 안 되는 날도 많아.
그래도 이번엔
예전처럼
쉽게 나를 포기하진 않았어.
아주 작게,
조금만 더 나를 믿어보자고
속으로 되뇌었어.
그리고 그 말을
나 자신이 듣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
곰비는 오늘도 조용히 여기 있어.
내 안에서, 내 말투로.
아주 작은 속삭임으로—
오늘도 나를 포기하지 않게 해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