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K3’는 이 회사 세단 라인업 ‘K시리즈’의 막내다.
새로운 동력계인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IVT(무단변속기)를 적용해 효율을 극적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최근 꾸준히 이어온 상품성 강화와 기아차 유전자를 잇되, 새로운 방향성을 부여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올뉴 K3는 현재 출시된지 2년이 다 됐으나, 아직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기아차가 강조하는 신형 K3의 가장 큰 특징은 새 동력계다. 기존 GDI(가솔린 직분사) 엔진에서 벗어나 MPI 기반으로 동력계를 꾸민 것이다. 준중형 차급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고연비와 배출가스 규제 등을 만족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출력은 이전에 비해 17마력(140마력→123마력) 줄었다. 다만 기아차는 중저속 출력이나 반응성 등을 보완해 성능 저하에 따른 주행감각을 보전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실생활에서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하체 세팅이나 주행 감각은 이전에 비해 월등하게 좋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올늎 K3 역시 나무랄데 없는 움직임을 보였다. 직선에서 속도를 꾸준히 높여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자동변속기 모사 패턴이 적용된 변속기가 인상적이었다. 마치 일반 변속기처럼 변속 감각을 내는 것. 때문에 통상적인 CVT에 비해 속도를 높이는 맛은 분명히 있다. 물론 듀얼 클러치 이상의 직결감이나 변속감은 바라지 않는 것이 좋다. 구조상의 단점은 존재할 수밖에 없어서다.
곡선에서도 버티는 힘이 상당하다. 크게 불안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유지하는 고속 상황에서도 차의 흔들림은 적었다. 노면의 충격을 잘 흡수하면서 달렸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가속페달의 답력이 조금 가볍다는 점이다. 스티어링 휠은 돌리기에 편하지만 그렇다고 묵직하지도 않았다.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대중성을 위한 세팅이다.
엔진룸의 소음도 크게 줄었다. 대신 창문 너머로 바람소리, 하부에서 올라오는 타이어소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들린다. 노면이 콘크리트로 된 고속도로 구간이 대부분이어서 더 크게 들렸을 수도 있다.
차의 움직임은 꽤 즐거웠다. 미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지던 구형과 달리 핸들링이 많이 차분해졌고 차 뒷부분도 빠르게 따라붙어 다루기가 쉽다. 뒤뚱거림도 거의 없고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꽤 부드럽게 넘을 수 있었다. 다만 노면의 굴곡이 반복적인 곳에서는 충격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 아쉬웠다. 이 부분을 개선하려면 차 값이 많이 비싸지는 만큼 절충점을 택한 것 같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은 절제된 외부 바람소음에 비해 큰 편이다. 이 부분을 제하면 승차감 등에서 큰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시트의 안락성도 훌륭하고, 그간 꾸준하게 제기돼온 난립한 센터페시아 조작 버튼도 깔끔하게 정리됐다. 대시보드는 최대한 낮춰 시야를 보장했으며, 계기판의 시인성도 좋은 편이다. 인공지능 기능이 접목된 내비게이션은 길안내에 충실했다.
올 뉴 K3는 한층 강인한 스타일로 변신했다. 기아차의 스포츠카 ‘스팅어’를 연상케 한다. 전면부는 롱후드 스타일을 기반으로 볼륨감을 더하면서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형상 그릴과 시그니처 디자인인 ‘엑스크로스’ LED DRL, 풀LED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후면부는 화살 모양을 형상화한 LED 리어콤비램프와 이를 연결한 트렁크 가니쉬가 핵심. 방향지시등은 독특하게도 앞뒤 모두 범퍼에 설치됐다.
인테리어는 많이 차분해졌다. 컵홀더와 수납공간도 곳곳에 잘 마련해뒀다. 버튼과 다이얼의 위치도 한결 직관적으로 바뀌었고 계기반은 시인성이 좋아 보기 편하다. 도어 상단 트림부터 대시보드의 박음질은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다.
센터페시아의 플로팅 형태 내비게이션은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실제 운전자 입장에서는 시선이동을 최소화 할 수 있어서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는 게 아니라 옆으로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선유지 보조시스템은 운전대를 돌려주는 힘이 생각보다 꽤 강하다. 운전자의 실수로 운전대를 잘못 조작했을 때 사고를 막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을 주지만 관성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선을 최대한 넓게 활용하려면 이 기능을 끄는 편이 낫겠다.
올뉴 K3는 준수한 주행감각, 높은 연료효율, 첨단안전장치로 대표되는 상품성 등이 한데 어우려져 꽤 좋은 느낌을 줬다. 문제는 국내 준중형 시장이 점차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아차가 '효율'을 신형의 주제로 삼은 것도 경쟁 차급으로 분류되는 소형 SUV에 비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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