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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기스칸스 Dec 14. 2017

가상화폐와 비트코인의 광풍 소식을 듣고...

가상화폐와 비트코인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

가상화폐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내 생각



<터져 나오는 네이버 뉴스들...>

네이버 뉴스가 아주 안달이 났다.

뉴스 기사에선 비트코인에 대해 '광풍'이라 하지만 내가 보기엔 기사 자체도 '광풍'이다.

요새는 기자들이 너도 나도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기사만 쓰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수많은 기사들이 오히려 비트코인의 '광풍' 흐름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가상화폐가 뭔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르고 다른 기사들이 많이 설명하고 있으니 여기선 넘어가기로 하자.

모두가 다 가상화폐에 대한 글을 쓰길래 나도 한번 동참해보기로 했다.

좋아.

사람들이 롱패딩을 입으면 나도 사고 싶은 거고,

극장에 갔는데 커플들이 많으면 나도 연애를 하고 싶은 법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글들이 넘쳐나니 나도 한 번 내 맘대로 글을 써보겠다.



<한국은 가상화폐 '광풍' 중, 그 이유는??>

전세계에 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고, 그 중 한국은 '광풍'의 수준이라고 한다.

그 말은 분명히 맞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특히 가상화폐에 열중하고 있다.


어느 외신의 기사를 보니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가상화폐에 열정적인 이유를 지정학적 이유와 정치적 이유로 설명했다.

남북한의 긴장감과 대통령의 탄핵 등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유형의 자산보다 디지털 자산에 더 매력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이 말 실화냐.....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은 다른 넘쳐나는 기사들처럼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경고하거나 또는 가상화폐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게 아니다.

난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가 열광적인지에 대해 내가 느낀 것을 말해보고 싶다.



물론 나도 가상화폐를 샀다.


공자가 말했다.

 - 그 지위에 있지 않은 자는 그 정사에 대해 논하지 말라.


쏟아져 나오는 가상화폐 기사들을 보며 나 또한 이 말을 하고 싶었다.

 - 가상화폐를 사보지도 않은 자는 그에 대해 논하지 말라.



사보지도 않은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보단, 직접 경험한 사람이 쓴 글이 약간이라도 더 현실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 생각들>

내가 가상화폐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이유는 남들과 같다.

주변 사람이 가상화폐를 통해 큰 수익을 얻는 걸 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도? 하며 이 시장에 고개를 들이밀었다.


왜 유독 우리나라에 이런 사람들이 많을까?

외신이 소개한 것처럼 정치적, 지정학적, 군사적 이유 떄문일까?

아니다.

난 우리나라의 가상화폐 광풍은 지극히 사회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삼스레 식상한 얘기를 다시 꺼내자면 우리나라엔 수저 이론이 있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등..

즉, 경제적 차이가 나는 사람들끼리의 계층 간 이동이 너무나 어려운 것이 우리나라 특징이다.

반면에 사람들의 교육수준과 정보 접근 기술은 미친 듯이 발달했다.


여러 곳에서 지식을 얻고 정보를 얻고 노력은 하지만 재화를 얻지 못한 대다수의 흙수저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저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잘 살고, 난 더 능력있고 노력했는데도 그보다 못한 것인가!"

또는 "왜 정규직은 나랑 똑같이 일하고 나보다 봉급을 두 배나 받고 정년까지 보장 받는가!"

또는 "왜 건물주는 일하지 않고도 거액의 돈을 버는데 난 일주일에 50시간 넘게 일해도 항상 부족한 것인가!"

뭐 다른 예시도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상화폐 광풍은 바로 이런 '억눌림'과 사회적 '불평등'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대부분의 사람들(특히 젊은 세대들)이 현재에 대해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앞으로 큰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바로 그런 생각들을 머릿속에 뿌리 깊게 갖고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큰 걸 알면서도 탈출구로써 가상화폐에 베팅을 거는 것이다.



<우리는 절실하고 막연하다!>

가상화폐에 쏠리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광적인 열기는 이런 절실함과 처절함에서 비롯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적당히 일해서 적당한 수익을 얻고,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곳이라면,,, 왜 굳이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겠는가!


다른 길이 안 보이기 때문에,,

사는 게 막막하기 때문에,,,

평생 흙수저로 살긴 싫기 때문에,,,

어떻게든 발악을 하고 모험을 감수하는 게 아닐까?



물론 저런 점도 광풍을 이끄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수없이 터져 나오는 가상화폐 기사들 중 이런 내용을 다룬 기사는 하나도 없는 듯 하다.

(물론 내가 못 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기사들이 쓸데없이 가상화폐 시장을 겁주거나 선동질 하듯 자극적인 내용과 사례만 지껄여놓을 뿐이다.

(물론 매우 양질의 기사도 몇 개 봤다. 하지만 그 수는 매우 적다고 본다.)



<정부의 규제가 생겨나다>

가상화폐 시장이 커지고 부작용도 심해지자 정부는 15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규제를 정식 논의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우리나라 가상화폐 시장은 너무나 부풀려졌다고 생각한다.

규제든 뭐든, 어쨌든 지금대로 흘러가게 놔두면 안된다.

뭔가 정부 차원의 '방향제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가상화폐 시장의 활성화로 인한 부작용의 속출은 정부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안다.

그 부작용 만큼은 직접 투자한 사람으로서 확실히 체감한다.

그런 개인적, 사회적 부작용이 성장통인지 아니면 단순 통증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 부작용을 잡아야만 하는 정부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 '방향제시'라는 것이 규제가 될 것인지, 인가가 될 것인지, 부분적 허용과 규제의 혼합이 될 것인지 그것은 그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공덕역에서 만난 친구의 작은 발악>

예전에 대학교 동기들과 공덕 역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사회 초년생인 우리는 봉급과 경제에 대해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눴고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생각했을 때 답은 주식 밖에 없는 것 같아."



주식이나 가상화폐를 해본 사람들을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거라고 본다.

우리는 젊었고 욕심이 있었다.

다들 학벌도 좋고 나름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월급은 그래봤자 고작 몇 백,

1년 내내 일해야 몇 천,

10년 내내 일해야 겨우 몇 억,,

그동안 나가는 지출을 생각하면 십 년 내내 일해도 서울에서 집 하나 사기 힘든 게 현실이다.

(뻔하디 뻔한 셈법이다...)


게다가 나중엔 애들 학비, 병원비, 롱패딩도 사줘야 되고,,,,

집을 사는 게 가능할지나 모르겠다.

(물론 열심히 일해서 집 사고 잘 사는 선배들도 많이 봤지만,,,어쨌든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평생 일에만 매달려도 이 지경인 게 뻔히 보이는데,,,

우리는 지금 무슨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생각만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한 그런 미래로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갈 것인가.

아님 작은 발악이라도 해볼 것인가.


그 작은 발악 중 하나가 내 친구에겐 바로 주식이었던 것이다.



<가상화폐 이전에 만난 주식 시장>

나는 주식 계좌를 트고 거래한 지 올해로 딱 10년이 됐다.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 나이 많은 선배들한테 많은 조언을 구했는데 비율은 8:2 정도였다.

하지 말라는 사람이 8, 해보라는 사람이 2였다.

물론 난 시작할 생각으로 물어봤던 것이고,, 선배들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좌를 텄다.

그 때 나의 생각은 이랬다.

'잃든 따든 시작을 해봐야 나도 나중에 후배들한테 "주식하지 마라!(또는 해라)"라는 말을 해줄 수 있을 거 아냐.'



주식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주식 시장의 큰 그림은 개미들에게 썩 유리하지 않다.

오히려 돈 없는 서민들의 돈을 모아 대주주에게 가져다주는 꼴인 것 같기도 하다.


이는 포커 판의 형세와도 비유할 수 있다.

포커를 잘은 모르지만 친구들과 재미삼아 해본 적이 있다.

자본금이 큰 친구는 베팅도 세게 걸고 상대방의 베팅에 콜을 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보유금 자체가 적으면 상대의 베팅에 흔들릴 수 밖에 없고 결국엔 소심한 방어 플레이를 하게 된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게 아니고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때문에 자본금이 큰 사람이 돈을 딸 확률도 크다.



주식은 기업이라는 실체가 있고 그 기업의 큰 방향은 대주주들이 결정한다.

(당연히 개미들은 알 수 없다.)

대주주들만이 자기들끼리 중요 정보를 공유하며 시세 차익을 따라 돈을 번다.

거대한 큰 손의 흐름에 개미들의 돈은 이리 저리 휩쓸리며 끌려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선배 10명 중 8명이 주식을 하지 말라고 했고, 나 또한 최근에 후배들이 물어보면 하지 말라고 하거나 소액만 투자하라고 하는 것이다.



<주식을 시작한 사람은 가상화폐도 시작하기 쉽다?>

다시 가상화폐로 돌아와보자.

가상화폐는 어찌 보면 서민들의 희망일 수 있다.

주식시장은 기업 주주나 거대 투자자들의 놀음터다.

그들은 개미에 비해 수천 수만 배(너무 과장됐나??..)의 주식수를 보유하며 주가를 주도한다.


가상화폐 시장도 물론 '고래'들이 있다지만 대기업 주주들에 비교하면 양반인 듯 하다.

거대 자본가들에게 쏠려가는 재화를 막고 서민들이 부가가치를 창조하려면 대기업 주도의 주식보다는 실체가 없는 가상화폐가 이로울 수 있다.

주식을 사봤자 대주주들의 배만 불려고, 대주주들의 움직임에 휩쓸려 다닐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서민들을 비웃으며 우습게 알겠지..)

돈이 적은 사람이 돈을 투자하여 돈이 많은 사람을 도와주는 꼴이다.



어쩌면 가상화폐는, 앞으로도 많은 규제가 따라붙겠지만, 정말 미래의 통화나 재화 흐름을 혁신적으로 바꿀지도 모른다.

그것의 가장 큰 메리트는 바로, 부의 재분배일 수도 있다.

서민들의 돈이 재벌에게 빨려 들어가지 않고 서민들의 돈이 서민들 사이에서 회전할 수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의 '광풍' 주역은 대주주들이나 경제전문가들이 아니다.

바로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 엄청난 수의 일반 개미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런 가상화폐 조건이라면 주식시장보다 재분배의 가능성이 더 높다.

(적어도 가난한 사람의 돈이 부자에게 쏠리는 현상은 조금 줄어들 것이다.)  


물론 가상화폐 시장도 고래들의 잔치겠지만 정보의 독점과 쏠림 측면에서 주식 시장보다는 좀 더 낫다는 의미다.



<한국인은 유독 '돈'에 목마르다.>

한국 사람들은 돈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함께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고 있다.

그 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큰 듯하다.

돈 말고도 가치 있는 것들이 많을 텐데(얘를 들면 사랑??.... 너무 식상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모든 가치 위에 '돈'이 놓여있다.


다른 얘기지만 그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은 돈을 쓰는 소비 상황에서 '대접'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갑질'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식당에서의 갑질,

백화점에서의 갑질,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에게 갑질 등,,

그 예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돈'만 내면 뭐든 해도 괜찮고, '돈'이면 다 해결된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이런 상황에서 돈 없는 사람이 돈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누구나 '돈'을 벌고 싶어 하는 강렬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방향성을 잃어버린 허접한 글의 마무리>

처음엔 무슨 글이 될지 몰랐는데 쓰다 보니 글의 방향이 이렇게 됐다.

가상화폐에 몰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광적인 관심의 저변에는 '억눌림'과 '신분상승욕구'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가상화폐가 주주들의 놀이터인 주식에 비해 '서민'들의 놀이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런 점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 돌풍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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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12일날 작성한 글이다.

오늘(13일) 편집해서 올리려고 보니 대략적인 정부의 규제안이 제시되었다.

정부는 전면금지보다는 부분적 금지와 규제를 선택했다.



자,,,

이제 15일날 더 구체적인 정부 협의가 있고,

18일날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시작된다.

이런 사건들이 어떤 변화를 더 가져올까..



우리가 경험하는 이 돌풍과 광풍의 끝은 과연 어떨 것인가..

모든 것을 뒤집고 폐허만을 남길 것인가,,

아니면 조금은 변화된 세상을 보여줄 것인가..



내가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하자 친구와 후배들이 가끔 물어본다.

그거 시작해도 되는 거냐고..

할 만 하냐고..


난 그에 대해 적절한 답을 생각해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가상화폐를 사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다. 그것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라 미친 짓이다.

난 미친놈이라서 투자를 하는 것이다."


난 이 대답이 꽤나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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