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섰던 수많은 사람들에 관한 뉴스들을 접했다.
비극적인 이야기와 감동적인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감정이입을 매일 하게 된다.
제임스 마호니는 뉴욕주 브루클린의 유니버시티 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62세의 나이에 은퇴를 선택할 수 있었으나, 그는 병원을 떠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그의 병원은 다른 많은 공립 병원들처럼 충분한 보호 장비를 갖추지 못했고 전문 인력도 부족했다. 그는 병원에 남아 코로나 환자들을 진료했다. 밤에는 인근 킹스 카운티 병원에 가서 환자들을 봤다. 2020년 4월 중순 마호니는 열이 있었지만 재택근무를 하며 원격으로 환자들과 상담했다.
4월 20일, 걸을 수조차 없을 때 그는 자신이 일하던 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엿새 뒤 그는 혈액 산소 공급 장치가 있는 큰 병원으로 옮겨졌다. 4월 27일 그는 숨졌고, 다섯 명의 동료들이 그의 임종을 지켰다. 마호니는 9·11 테러와 허리케인 샌디, 에이즈와 코카인 파동 등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최전선에 있었다. 가족과 친구들은 그를 말렸다. 특히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고령층에게 더 위험하기 때문에 “이번 한 번만 건너뛰자. 좀 쉬면서 자신을 돌보라”며 그를 만류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직원들을 위한 교육자료를 준비하던 중 제임스 마호니의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남을 위해 최후까지 헌신적인 삶과 거룩한 죽음을 택한 그를 보며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자가격리기간 중 다시 그의 이야기를 꺼내어 본다. 그가 택한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대해 생각해본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의문은 아주 오래전부터 가져왔던 생각이다.
중학교 3학년이던 1983년 10월 10일.......
막냇동생은 여느 때와 같이 등교하는 나에게 앳된 미소를 보냈다. 1980년생. 그 이름은 내가 지었다. 어머님께서 40이 되던 해에 본 막내여서 부모님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굣길에 출렁다리를 건너면 우리 집은 대각선 먼 저쪽 밭 끝자락과 산이 만나는 지점에 있어서 바로 보인다.
거기서 대성통곡이 울려 나와 심란했다. 집에 도착할 무렵 이미 알았다. 그날 막내는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다. 전두환 형인 전경환이 실시한 새마을 사업은 우리 동네에도 밀어닥쳤다. 새마을 변소를 짓는다고 구덩이를 파놓고는 여러 달이 흘러갔다. 마침 늦장마로 며칠 동안 폭우가 쏟아진 다음날 동네 아이들과 근처에서 놀다가 그만 그 물웅덩이에 빠져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버렸다.
그때부터 삶과 죽음의 경계는 내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의문이 되었다. 고등학교 다니는 3년은 참고 참았다. 나마저 망가지면 부모님이 완전히 망가지실 거라는 두려움이 나를 인내하게 했다. 객지인 강릉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1년 동안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면 하숙집으로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퉁퉁부은 눈으로 매일 등교를 했다. 그 울음은 1년이 지나자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철학을 전공하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화두는 내 인생을 지금까지 끌고 오게 하는 힘이 되었다.
직장을 다니며 선배들이 병으로 세상을 일찍 떠나보내는 경험을 하고 난 뒤에는 더더욱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질문의 수준을 높여갔다. 그리고 나름 얻은 해답은 몸과 마음의 균형 그중에서도 섭생이었다.
아버님은 진폐로 80에 돌아가셨다. 어머님은 작년 1월 7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극적으로 생환하셨다. 며칠 전에 뵈었을 때도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다. 감사할 따름이다.
섭생은 이제 가장 큰 화두가 되었다. 나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고 마침내 격리 기간 동안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시작했다. 음식과 운동, 정신 건강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게 해 준 마이클 그래 거를 우연히 만난 건 행운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짐이다. 그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다. 다만, 어떻게 짊어지느냐에 따라 건강한 삶을 살 수도 있고 힘든 삶을 살 수도 있을 따름이다.
내가 살아야 할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새롭게 만들고 디자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나는 건강한 삶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가 먹는 것이다.
어떤 것을 먹느냐가 건강한 삶을 위한 조건이라는 것은 에머린 메이어의 <더 커넥션>과 에드 용의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거기에 확실한 이정표를 찍어준 사람이 바로 마이클 그래 거다. 그는 수많은 질병의 원인과 음식과의 상관관계를 지루하지 않게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심지어는 가격이 비싸지 않은 선택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심어주었다. 물론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느냐는 음식과 병행해서 균형을 잡아야 할 일생일대의 과제라는 점도 분명히 강조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섭생에 대한 나의 생각과 행동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자가격리기간 중 시작한 게 활성 글루텐을 멀리하고(기름에 튀긴 밀가루), 설탕이 들어있는 음식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건강한 내면을 위해 그동안 봐왔던 책들을 다시 꺼내 들었다.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을 비롯한 수많은 저작들, 신영복 선생의 <담론>, 피터 드러커의 <기업가정신>과 <프로페셔널의 조건>, <경영>을 비롯한 수많은 저작들, 켈리 맥고니걸의 <스트레스는 나의 힘>, 존 사노 박사의 <통증 혁명>, 그리고 데이비드 호킨스의 <놓아버림>, <의식혁명>
삶과 죽음의 경계는 몸과 마음의 균형에 있음을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타인의 존재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임을 깨닫는 동안 나는 새로운 나로 변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