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공존하는 일상 #2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평화로운 일상

by 새로나무

#1. 만족하는 사람


벤자민 프랭클린이 던진 여러 가지 메시지중

최근 친구가 카톡으로 보내온 질문과 대답은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현명한 사람은 누구인가?

모두에게서 배우는 사람이다.

강한 사람은 누구인가?

스스로의 열정을 지배하는 사람이다.

부유한 사람은 누구인가?

만족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은 누구인가?

아무도 없다."

어느 항목도 해당되지 않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애착이 가는 질문과 대답은 바로 부유한 사람은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사람이라는 이 평범한 대답. 가닿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왠지 그렇게 된다면 너무너무 행복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친구여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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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교한다는 것의 허망함


2010년 초 워싱턴에서 홈스테이 신세를 졌던 사학과 선배님과 대화 도중

아주 깊은 울림의 가르침을 받았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다녀왔을 때 그 느낌이 너무 좋았었다.

언덕을 내려가는 전차와 배를 타고 지나가면서 본 알카트라즈 섬,

그리고 소살리토의 평온한 마을 풍경은 지금도 뇌리에 남아있다.

그런데 워싱턴은 더 엄청난 매력의 도시였다.

Mall에 들어서 있는 수많은 박물관과 갤러리,

근교의 수목이 우거진 풍경은 겨울임에도 아름다웠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보다 워싱턴이 훨씬 멋진 곳이라고 말씀드리자

고개를 갸웃거리시면서 워싱턴은 워싱턴대로 매력이 있고

샌프란시스코는 샌프란시스코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그게 어떻게 비교가 가능한가라고 말씀하셨다.

출장 가있던 기간 내내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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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상화된 타인과의 저울질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함


초중학교 시절 자주 외식을 못하거나 빛나는 운동화를 신지 못하는 안타까움

(뭔가를 갖고 싶으나 가질 수 없는 형편인 상태에서는 가슴앓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을 간직하고 있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타인에 대한 부러움과 비교로 이어졌다.

고등학교와 대학생활을 거치며 이 비교하는 마음은 깊게 내재되었고

자연스럽게 이것보다 저것, 혹은 저것보다 이것에 대한 저울질은

하나의 삶의 지침으로 몸에 배어버렸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그 비교의 대상이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으로 확대되었다.

2010년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얻은 이 말씀은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

비교하기 어렵다는 말을 이해하는 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비교의 대상을 하나둘씩 거둘 때마다,

나의 삶에 대한 만족이 조금씩 자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그리고 좀 더 평화로운 인생, 만족한 인생을 살고 있는 내게 그 메시지는 중요한 지침이 되고 있다.


비교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뭔가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크나 가지지 못하는 먹먹한 답답함은 사라진다.

뭔가를 가지지 못해 안달하는 마음도 줄어든다.

물론 가지면 좋겠지만, 꼭 그걸 가지지 않아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돌아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는 우리가 그동안 소중하지만

그 소중함을 몰랐던 것들에 대한 깨달음을 깊이 전달하고 있다.


#4.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우선 나의 건강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작은 노력을 통해 지킴으로써 지켜진다는 것,

나를 둘러싼 가족과 주변의 지인들이 무탈하고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것,

비교적 다른 나라에 비해 통행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는 것 등등

일일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작지만 소중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나를 감싸고 있는지 알게 된다.

그러니 무언가를 가지지 못한 아쉬움이야 대수롭지 않게 넘겨도 되지 않겠는가?

뭔가를 가지고 있음을 타인들에게 보여주려는 욕망이야 다들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그 조차도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 사그라들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 대척점에 서있는 마스크를 통해

우리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마스크에 금장식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마스크 뒤편에서 나는 나의 내면으로 좀 더 깊이 좀 더 넓게 들어간다.

단순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만이 아니라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자세히 살필 수 있게 되었다.

수많은 모임들과 일정들을 코로나가 걷어내게 되고 보니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됨과 동시에 나 자신이 홀로 앉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늘어난다.

예전에는 명확하지 않았던 나의 세계로 한발 두발 더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일상의 작은 일들은 더 이상 작은 일이 아니다.

내가 가치를 부여하는 순간 그 일들은 더 깊고 더 넓게 의미를 확장시킬 수 있다.

확장된 의미는 새로운 나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음식 하나만 놓고도 달리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고 그걸 왜 좋아하게 되었고

그 음식에 관해 어떤 이야기들이 묻어있는지,

그리고 그 음식에 얽힌 사람들은 누가 있었고,

그 음식의 질감은 어땠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떠한지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다.

비교하지 않고 온전히 그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느낌과 시시콜콜한 일들을 글로 쓰게 되었다.

비교가 나를 가로막았을 때는 글은 특별한 사람들이나 재주가 있는 사람들,

권위를 가진 사람들,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써야 한다고,

나 같은 사람이 쓰는 걸 누가 알아주나 했지만,

지금은 내가 쓰는 글을 보면 쌀 한 톨 한 톨로 만들어진 밥을 맛있게 먹는 것처럼,

한 톨 한 톨의 글자와 단어와 문장으로 이루어진 나의 글을 만족스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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