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2차, 3차 접종을 마치며
결핵을 예방하기 위한 BCG 접종이지만 나라 형편이 어려운 관계로 알코올 불로 소독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접종한 데서 기인한 이 불주사라는 명칭은 명칭도 무서운데 직접 보고 나면 절대 주사 맞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 불주사를 놓을 때 아이들과 줄에 서있다가 간호사님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 사이에 맞은 것처럼 팔을 문지르며 제자리로 돌아왔었다.
주삿바늘이 살로 파고드는 느낌은 아마도 영원한 숙제 같은 느낌이다. 가끔씩 피검사를 위해 주삿바늘이 살로 들어올 때도 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다. 바늘이 살 속으로 들어올 때의 통증보다는 날카로운 바늘이 살 속으로 들어온다는 그 공포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기나 몸살이 걸려 엉덩이에 주사를 맞는 것과 접종을 위해 어깨 주사를 맞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다. 공포감이 배가 된다. 왜 그런지는 설명할 수 없으나 그 순간과 맞닥뜨리면 그렇게 되고 만다.
몇 년 전 라파스라는 회사가 개발한 나노니들 패치는 약물을 나노 크기의 바늘을 통해 살 속으로 주입한다. 나노 크기의 바늘은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냥 붙이면 그만인 것이다. 나는 이 기술을 미용이나 화장보다는, 나처럼 주사맞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약물 주입에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백신 수급에 관한 논쟁이 한참 벌어졌고, 이어서 백신의 부작용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백신 접종하는 것에 대해 역시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확실한 대안은 백신밖에 없다는 생각과 아들이 확진되어 자가격리 경험을 해본 이유로 접종일을 오히려 기다렸다. 마침 아내 대학병원 검진 일정과 겹쳐 아침부터 서두른다. 서로 백신 접종받는 병원이 달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접수번호를 뽑고 간호 선생에게 혹시 조금 일찍 맞을 수 있겠느냐고 사정 얘기를 했는데 괜히 했다. 접종은 순식간에 이루어져서 접종 후 부작용 여부를 관찰하기 위해 잠시 대기하는 시간을 내가 줄일 것인가 말 것인가만 결정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오후에 어깨가 조금씩 뻐근하더니 잠을 잘 때 접종을 받은 어깨 쪽이 바닥에 닿으면 잠이 살짝 깼다. 그렇게 하루 잠을 뒤척이고 나니 편안했다. 타이레놀 신세를 지지 않고 지나갔다. 6주 뒤 2차 접종도 당일은 별로 반응이 없었으나, 다음날 아침이 되니 몸살 기운이 몰려왔다. 출근하자마자 타이레놀을 두 알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난 뒤로는 몸살 기운도 잠잠해진다. 혹시 몰라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와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연말에 3차 접종을 했다. 어느새 백신 접종에 익숙해져 있었다. 당일은 혹시 몰라 집에서 쉬었다. 약간의 몸살 기운과 어깨 통증이 있었지만 그냥 참고 지나 갈만 했다. 오래전부터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체격이 다르고 반응이 다르므로 거기에 맞게 백신이나 약물의 투여량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사람마다 분석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사회적으로 엄청난 기회비용이 투입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까지 가니 딱 거기서 멈추고 말았다.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한편 또 다른 변이인 델 타크론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동안 사스, 메르스에 비해 이미 2년간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19는 당분간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게 될 것 같다. 당분간 종식이 어렵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백신 접종시 이에 대한 질병관리청의 지침을 잘 숙지하고 따르는 것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될 수 있으면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
그리고 내 몸의 자가면역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 몸의 자가면역 시스템을 원활히 작동하게 하려면,
우선, 장에 좋은 음식을 잘 먹어 장 활동이 원활하게 해서 장내 미생물과 내 몸의 면역 시스템과 좋은 관계를 설정할 수 있도록 늘 신경을 써야 할 것.
둘째, 적당한 운동을 통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셋째, 정신적으로 될 수 있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하고 스트레스가 왔을 때 마음의 평정과 균형을 유지해서 몸과 마음의 균형과 평화를 유지하는 것
길고 지루하고 어두운 터널이지만, 사람들과 적당히 거리를 두고 함께 간다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