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자유로운 표현이 자리 잡고 있는 곳
새해 첫날 당근 마켓을 통해 실리콘 틀을 나눔 받으러 출발했는데, 마침 근처의 시장을 찾기로 했다. 시장을 다니면서 패턴 하나를 만들었다. 우선 입구에서 출구까지 한번 쭉 훑어보면서 뭐가 있고 무엇을 살 것인지, 무엇을 먹을 것인지를 살펴본다. 일종의 탐색전이자 정찰활동이다. 재미있는 간판들이 눈에 들어온다. 시장의 규모는 아주 크지 않지만 그 안에 다양한 표현의 재매 있는 상호와 다양한 물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림 시장을 상징하는 소모먕의 캐릭터는 눈에 익숙하고 금방 친근하게 다가온다.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빵끗한 하루. 상호와 디자인 모두 너무 마음에 든다.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이 이 간판 하나에 집약되어 있다. 35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만큼, 깨끗한 외관이 맛있어 보이는 매머드 빵을 집어 들었다. 객지에서 고등학교 다니던 때, 고3 때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거의 이틀에 한 개씩 사 먹었다. 음식은 추억을 소환한다. 문득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머드 빵의 연원이 궁금해졌다.
소위 '추억의 빵'으로 불리는 옛날 빵 계열의 빵, 밤, 건포도, 앙금 등이 토핑 된 대형 곰보빵 2개를 샌드위치처럼 겹치고 사이에 크림이나 잼 등을 바른 빵으로, 아름다운 크기를 보면 매머드라는 이름이 어울린다. 안동시 소재 매머드 제과점(본점은 매머드 베이커리고, 매머드 제과는 분점이다. 롯데호텔 등지에도 납품을 할 만큼 이성당, 성심당 못지않게 유명한 곳)에서 만든 빵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이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가성 비계의 숨은 강자인 셈이다.(나무 위키)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한 간판 또한 한껏 흥미롭게 보인다. 이왕 고기를 팔 거면 즐겁게 팔겠다는 소박한 의욕이 묻어있는 간판이다. 돼지고기 뒷다리살은 국거리로 가성비 갑이다. 지방도 적고 살의 양도 많기에 세 아이를 키우는 우리 집에서 가장 선호했던 부위다. 아쉽게도 뒷다리살은 냉동밖에 없다고 해서 앞다리살을 주문한다. 간장 양념된 돼지고기도 세근에 만원이라니 감사할 따름이다. 얼핏 주인장 얼굴을 보니 낯이 익다. 사람을 알아보는 눈썰미가 내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다른 시장에서 몇 년 전에 뵈었던 얼굴이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물어보려다가 그냥 지나친다.
허 간판 하나도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는 간판들이 많다. 꼬막은 삶아놓으면 간식처럼 먹을 수 있다. 벌교 왕꼬막이라고는 해도 사이즈가 크지 않아 망설이다가 샀다.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꼬막은 씹을수록 깊은 단맛이 난다. 먹고 난 뒤에도 하루 정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는 그런 맛이다. 맛을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표현 속에 남은 것은 애초에 맛본 세계와는 확연히 쪼그라든 세계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조개에서는 바다내음이 깊고 진하지만, 꼬막은 바다내음이 별로 나지 않는다.
고막·고막 조개·안다미조개 등으로도 불리며, 학명은 Tegillarca granosa L.이다. 우리나라의 서해안과 남해안에 분포,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 조간대(潮間帶)에 주로 서식한다. 연한 진흙 질의 바닥에서 생활하며, 여름에 산란하며 주 산란기는 7~8월이다. 알은 물속에서 수정한 다음 발생하여 2∼3주일간 부유 생활(浮游生活)을 마치고 직접 바닥의 모래 위에 침강하여 착저 한 후 성장한다. 꼬막은 예로부터 연안어민들의 식품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다.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살이 노랗고 맛이 달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동국여지승람』에는 전라도의 장흥도·해남현·보성군·흥양현의 토산물로 기록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꼬막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한국학 중앙연구원)
가래떡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가? 백색의 순수함에도 있고, 무맛의 깊은 맛에도 있다. 쌀나무의 뿌리에서 올라온 자양분이 쌀알 한 톨에 단단하게 심어지는 경로도 상상할 수 있다. 참기름과 소금만 있으면 밥상에서 그 끝을 볼 때까지 먹게 만드는 진한 매력도 숨어있다. 30년 동안 떡을 만들어온 내공이 여느 가래떡과는 달리 굵은 모양에 알알이 배어있다. 두 줄을 사자는 아내의 권유를 뿌리치고 네 줄을 샀다. 가래떡은 멥쌀가루를 쪄서 안반에 놓고 매우 쳐서 둥글고 길게 늘여 만든 것으로 모양이 길다고 하여 가래떡이라 부른다. <동국세시기, 1846>에 “백 탕(白湯) 또는 병탕(餠湯)이란 음식을 설날 아침에 반드시 먹었으며 손님이 오면 이것을 대접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래떡 (한국의 떡, 2003. 2. 28., 정재홍)
2021년 3월 자가격리 이후 찹쌀 도넛과 이별했다. 그토록 좋아했는데 칼로리도 높고 설탕과 기름이 많아 한동안 멀리했다. 다이어트에 어느 정도 성공한 대신 즐거운 입맛 하나를 놓아버린 느낌이었다. 간혹 사무실에서 동료들이 권해서 하나씩 먹을 때 완전 꿀맛이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자제해왔다. 그런데 즉석에서 셀프로 설탕을 찍어먹는 찹쌀도넛을 아내가 발견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맛. 아!! 따뜻하고 고소하며 단맛의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시장에 오면 이런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고 하는 아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림시장은 1970년 초부터 복개한 도로 (폭 12m 길이 436m) 위에 현재 196개의 영세한 점포가 밀집되어 있는 전형적인 골목형 재래시장이다. 200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림시장은 그저 평범한 재래시장이었으며, 소방차 진입은 물론이고 좌판 등이 도로를 점거, 시장 환경은 극히 불량했고, 인근에 대형 할인점이 입점, 상인들의 매출이 감소되는 현상을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2000년 2월부터 변모를 시작해 매출이 20~30%씩 증가했으며, 소방차 진입을 용이하게 해 위험을 예방했고 비가리개 설치로 비와 눈의 피해로부터 자유롭게 하였다고 한다. 150대에 이르는 카트기 설치, 배달 서비스를 위한 택배차량 운행, 60여 대가 주차할 수 있는 무료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시장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