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호흡의 최초 발견
오늘의 PT 주제는 횡경막 호흡이다. 단전호흡과 복식 호흡, 흉식 호흡은 들어봤지만 횡경막은 생소하다. 그래 호흡, 음….잠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본다. 1987년 5월 허리를 다치기 전과 다친 이후의 삶은 하늘과 땅 차이다. 통증으로 밤을 지새울 때면 차라리 눈을 감고 뜨지 않았으면 좋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온갖 침치료와 좋다고 하는 추나 치료 등을 받아봤으나 효과는 없었다. 그 해 겨울 뜻밖에도 호흡을 만나고 통증이 한 달 가량 사라진 경험을 하게 되었다. 대학 동아리 한국얼연수회에서 호흡 수련을 하던 중 갑자기 아랫배가 뜨뜻해지다가 뜨거워지고 그 열기가 온 몸으로 흐르는 경험을 하게되고 나서 진짜로 한 달가까이 통증이 사라졌다. 누워서 호흡만 하면 졸음이 쏟아져 코를 골면서 자기를 수십번, 아무리 단전호흡을 하려해도 집중할 수도 없었고 호흡의 효과는 미미했었는데….세상에 갑자기 통증이 사라지다니…..물론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 그렇게 6년 가까이 흐르면서 통증과 어떻게 공존할지를 모색하게 되고, 점점 통증이 간헐적으로 왔다가 사라졌다. 길게는 두 달 가까이 통증이 지속되어 양말도 못신고 아이들에게 신겨달라고 했었다.
@2. 횡경막 호흡
네 발 딛기 자세에서 먼저 온 몸을 위로 세우는 고양이 자세를 하면서 횡경막에 집중해서 코로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입으로 숨을 크게 내뱉으면서 고개를 천천히 위를 향하고 몸을 원래 위치보다 아래로 구부리는 소 자세를 취한다. 이 간단한 것 처럼 보이는 동작이 생각보다 어렵다. 머리도 약간 어질어질 하다. 그 상태에서 천정을 보면서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크게 내뱉기를 세번 한다. 그리고 다시 캣앤카우 동작을 반복하면서 5회를 한 세트로 마무리 했다. 동작이 어렵고 호흡도 어렵고 어지럽다. 그러다가 두번째, 세번째 세트를 거듭하면서 숨이 차차 고르게 되고 입으로 뱉는 호흡도 힘차다. 코치님 말씀대로 횡경막 호흡을 통해 몸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들이 이완되고 있음을 조금씩 느낀다. 회전근개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긴장도와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순간이다.
@3. 복식 호흡, 단전 호흡, 흉식 호흡과 횡경막 호흡
a. 복식 호흡 (Abdominal Breathing)은 복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호흡 방식으로, 깊고 느린 호흡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호흡 시 복부가 팽창하고 수축하며, 폐의 하부까지 공기가 들어가며 산소 흡수율이 높아진다. 주로 이완 상태나 명상, 요가 등에서 사용된다. 부교감신경 활성화를 촉진하여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주고, 혈압과 심박수를 안정시키며, 장운동을 자극해 소화기능을 개선한다. 편안히 앉거나 누워서, 한 손은 가슴에, 다른 손은 복부에 놓고,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며 복부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고, 입술을 오므려 천천히 숨을 내쉬며 복부가 납작해지는 것을 반복한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어릴 적 자연스럽게 복식 호흡을 하고 있는 모습을 신기하게 관찰한 기억들이 생각났다.
b. 2. 단전 호흡 (Danjeon Breathing)은 전통 동양 의학과 수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배꼽 아래 2~3cm 지점의 ‘단전’을 중심으로 하는 호흡법이다. 복식 호흡과 유사하나 단전에 집중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氣)의 순환을 원활히 한다고 여겨지며, 국선도, 태극권, 기공, 명상 등에서 자주 사용된다. 에너지를 저장하고 체내의 균형을 잡아주며,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생명 에너지를 활성화하고, 집중력과 정신적 안정감을 높인다.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눈을 감고, 배꼽 아래 단전에 의식을 집중, 코로 숨을 들이쉬며 단전 부위가 부풀어오르도록 하는 것을 반복한다. 내가 배운 바로는 이 숨의 길이가 생각보다 길수록 안정감을 찾고 호흡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걸 깨닫는데만 몇 달이 걸린거 같다.
c. 흉식 호흡 (Thoracic Breathing)은 가슴을 주로 사용하는 얕은 호흡 방식으로, 빠르고 얕게 이루어진다. 일상적 호흡에서 흔히 나타나는 형태로, 폐의 상부를 사용하며 흉부가 팽창한다. 특히 스트레스나 불안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할 때 나는 이 호흡에 의존하면서 살아온거 같다. 신체가 즉각적으로 산소를 필요로 할 때 유용하며, 심박수를 빠르게 높여 신체를 활성화시키지만 지속되면 과호흡(hyperventilation)으로 인해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며 가슴이 팽창하는 것을 느끼며 입이나 코로 숨을 빠르게 내쉬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일시적으로 에너지 증가를 위해 사용된다.
d. 횡경막 호흡 (Diaphragmatic Breathing)은 횡경막 근육을 활용해 깊고 효과적으로 호흡하는 방법으로, 복식 호흡의 기초가 된다. 횡경막을 사용해 공기를 폐 깊숙이 들이마신다. 오늘 이게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고 힘들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복부와 흉부의 움직임이 조화를 이루는데, 전문 발성, 운동, 그리고 명상에서 사용된다. 새로운 호흡의 세계를 알게 되어 기쁘고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이 호흡이 차지할 비중이 더 커질 것을 생각하니 나의 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횡경막 호흡으로 폐활량을 증가시키고 호흡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근육의 긴장을 풀고 혈액 순환을 개선함은 물론 발성도 좋아진다. 등을 펴고 앉거나 누워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한 손을 복부에, 다른 손을 가슴에, 코로 숨을 들이마시며 복부와 횡경막이 팽창시키고, 천천히 입으로 숨을 내쉬며 횡경막을 수축시킨다. 횡경막 호흡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다니 !! 회전근개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한 다양한 솔루션 모두 마음에 들고 몸에도 좋은데, 특히 횡경막 호흡은 몸 전체 생태계의 균형과 조화를 생각하고 느낄 수 있어서 코치님의 가이드에 더더욱 감사하게 된다.
@4. 횡경막 호흡과 근육과의 관계
a. 기본 근육과의 관계
횡경막은 가장 중요한 호흡 근육으로, 갈비뼈 안쪽에 돔 형태로 부착되어 있다. 들숨 시 횡경막이 수축하면서 아래로 내려가고, 이때 복부 근육들이 이완된다. 날숨 시에는 횡경막이 이완되어 위로 올라가며, 복부 근육들이 수축한다. 늑간근(갈비뼈 사이 근육)들도 호흡 시 협력하여 움직인다.
b. 코어 근육과의 상호작용
횡경막은 코어 근육군의 천장 역할을 한다. 복횡근, 다열근, 골반저근과 함께 작동하여 체간 안정성을 제공하고, 적절한 횡경막 호흡은 코어 강화 운동의 효과를 높인다. 특히 복부 내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큰 근육을 사용하거나 고강도 운동시 복압 조절에 효과가 크다. 횡경막은 척추 안정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며, 허리 근육들과 협력하여 요추의 안정성을 높인다. 이쯤되면 횡경막 호흡은 몸 전체의 균형을 잡는데 없어서는 안될 요소로 보인다. 올바른 횡경막 호흡은 자세 유지 근육의 긴장도를 적절히 조절하고, 목과 어깨의 보조 호흡 근육들의 과사용을 줄여준다. 회전근개 문제는 회전근개 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불균형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로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c. 근막과의 연결성
횡경막은 근막을 통해 전신의 근육들과 연결되어 있다. 복부 근막, 흉부 근막, 요추 근막과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연결성으로 인해 호흡이 전신의 근육 긴장도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근막 이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d. 운동 수행능력과의 관계
효율적인 횡경막 호흡은 운동 시 산소 공급을 최적화하고, 코어 안정성이 향상되어 더 나은 운동 수행이 가능해지며, 근육의 피로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운동 후 회복을 촉진한다. 올바른 횡경막 호흡은 전신의 근육 긴장을 감소시키며, 특히 목, 어깨, 등 상부의 긴장 완화에 효과적이어서, 스트레스로 인한 근육 경직을 해소하고 근육의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5. 깨닫고 경험하고, 경험하고 깨닫기
근력운동을 하는 나의 기본적인 자세를 돌아보니, 동작이 굳어 있고 자연스러운 흐름이 부족했다. 여러 코치님들이 호흡을 강조했었지만 근육을 키우는 재미에 빠진 한편, 호흡에 문제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특히 최근 피터 아티아의 <질병해방>과 데이비드 싱클레어의 <노화의 종말> 등을 탐독하면서 호흡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코로 호흡을 하려고 노력해 왔었다. 오늘 내 호흡 체계 전체를 다시 살펴 보게 되었다.
호흡이라는 것은 단순히 숨을 쉬는 게 아니라 몸 전체 기운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코치님 말씀대로 낡은 오래된 공기들을 바깥으로 내보내고, 새로운 공기를 흡입 하는 과정이면서 몸 전체가 관여 하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호흡이다. 근육들과 뇌 신경 세포들이 세밀하게 관여 하는 아주 중요한 동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헬스장을 단순한 근육 운동의 장이 아니라, 몸 전체를 되돌아보고 근본적인 몸 공부를 하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변화된다. 기본적인 호흡을 제대로 하는 것이야말로, 근본 원리와 내 몸의 메카니즘을 바탕으로 호흡을 제대로 하는 걸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깨닫게 되었다.
캣앤카우 동작으로 세 번째 세트에 들어가니까 횡경막으로 호흡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냥 기분이 좋아지고 뭔가 몸 전체가 리셋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더불어 그 단순히 공기가 새로운 공기를 제대로 흡입 했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내 몸을 구성하는 근육들 곳곳을 살펴 보게 되었고, 새롭게 되는 느낌이 몸 전체를 감싼다. 약간 새로 태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경험들을 하는 과정에서 해부학적으로 설명해 주시는 코치님의 얘기가 귀에 속속 들어온다. 횡경막 호흡과 연결된 근육들 하나 하나를 설명해 주는데 그 근육 생태계 전체를 한 번에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비로소 내가 몸을 어떻게 사용해야 될지 내 몸을 어떻게 컨트롤 해야 될지를 알게 된다. 회전근개의 문제는 단순히 회전근개를 둘러싼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전거근, 능형근만의 문제가 아니라, 게의 문제는 대부분의 근육들이 다 관여하고 있다는 지점에 이르렀다. 승모근 에만 신경 쓰다가 전거근과 능형근을 발견하고, 두경부 근육과 삼각근과 이두근의 영향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오늘은 몸 전체로 향하는 창이 활짝 열린 느낌이다. 배운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몸에 대해 배운다는 것은 내 몸에 좋은 것이다. 내 몸과 마음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확장될수록 나라는 실체에 조금씩 가까이 가는 느낌이다. 내가 나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하는데….오늘 횡경막 호흡이라는 창을 통해 몸 전체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하나씩 하나씩 배우는 재미에 새삼 이 헬스장의 공간과 기구와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된다.
눈이 점점 떠지는 놀라운 경험으로 가득 채워질 미래의 시간들이 저만치에서 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