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잔인한 문화, "Keeper Test"

by 최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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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26년 넷플릭스의 실리콘벨리 본사의 핵심 개발자(L3) 초봉이 약 3억, 시니어(L6) 개발자 약 10억, 개발직군 평균 연봉이 약 5.8억이라는 조사가 있음을 기억해 두자.

넷플릭스의 HR철학은 실리콘밸리에서도 매우 독특하다. 그들은 Keeper Test라는 성과관리 방식이 있다. ‘Keeper’라는 용어는 공동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가 어린 시절 물고기를 잡았을 때, 아버지가 "그건 키퍼(Keeper)야"라고 말한 것에서 왔다. 낚시에서 '키퍼'는 놓아주지 않고 가져갈 만큼 가치 있는 물고기를 뜻한다.

팀장은 정기적으로 팀원 한 명 한 명을 떠올리며 자문한다. “만약 이 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한다고 하면, 나는 그를 붙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인가?” 만약 답이 ‘No’라면, 그 직원에게 충분한 퇴직금을 주고 보내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다.

고용이 극단적으로 유연한 미국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은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모든 직원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나는 회사가 붙잡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라고 묻게 되었고, 이는 안주하지 않고 계속 성장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매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오히려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기가 된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원칙은 “적당한 성과는 관대한 퇴직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B급 성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다. A급 성과를 내거나,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거나, 둘 중 하나여야만 한다. 이는 단순히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장치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넷플릭스가 단순히 개인의 성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팀 문화를 해치거나 협업을 방해하는 사람은 즉시 내보낸다. 그들이 말하는 ‘똑똑한 바보’에 대한 무관용 정책이다. 성과와 문화 적합성, 두 가지 기준 모두를 충족해야만 진정한 키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명확한 기준 덕분에 팀장은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팀이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만 제공한다. 이러한 철학의 결과물이 바로 그 유명한 'no rules rule(무규칙 규칙)'이다.

휴가 제도는 두 단어다.
"Take vacation(휴가를 가라)."

경비 사용 기준은 다섯 단어다.
"Act in Netflix's best interests(넷플릭스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라)."

이러한 자유가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회사가 돈이 많고, 기준이 명확하고, 기준 준수 여부에 따른 대처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누가 키퍼인지, 무엇이 가치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규칙 따윈 필요 없다.

넷플릭스의 문화를 설명하는 글의 마지막은 어린 왕자의 저자 생텍쥐베리의 메시지로 끝난다.

"만약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나무를 수집하게 하거나, 업무를 나누거나, 명령을 내리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광활하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갈망을 가르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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