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한 리더십 이탈 요인

by 최진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리더와 리더 후보자들의 리더십 역량을 진단한다. LG, NC, SK 등 내가 경험한 기업에서도 리더십 모델에 기반해 리더나 리더 후보의 강점과 개발 필요점을 파악하고 피드백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강점만 찾는 것이 아니라 리더십 디레일먼트(Leadership Derailment) 요인을 사전에 발견하여 예방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디레일먼트라는 용어는 기차가 궤도를 이탈하는 ‘탈선’에서 유래했다. 정해진 궤도를 순조롭게 달리던 기차가 어느 순간 궤도를 벗어나 사고를 일으키듯, 승승장구하던 리더가 갑작스럽게 실패하는 현상을 비유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실패가 역량 부족이 아니라 과거의 성공 방식을 고수하거나 특정 행동 패턴에 과도하게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모기업에서 개발한 리더십 성격가치검사다. 이 검사는 리더 후보 및 리더들을 대상으로 활용되는 진단 도구인데, 다양한 디레일먼트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나르시시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조종’,

타인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대하는 ‘위협적 행동’,

작은 일까지 과도하게 개입하는 ‘마이크로매니징’,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하는 ‘수동적 공격성’,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무관심한 ‘냉담함’,

본인의 야망과 성공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과도한 야망’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디레일먼트 요인이 바로 ‘마이크로매니징’이다. 특히 신임 팀장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왜 유독 이 문제가 만연할까?


이유는 두 가지인 것 같다.


먼저 전문가의 저주다. 리더는 우수한 실무자였다.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는 인지 편향이다. 오래도록 축적된 지식과 스킬은 전문가에게 너무도 자연스럽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그것을 힘들어하는 이유를 도저히 납득하지 못한다. 시행착오를 지켜보는 시간이 견디기 힘들다. 그냥 세세하게 답을 주거나 내가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을 통해 눈높이를 맞춰줘도 이미 기분은 안 좋아졌다. 그러한 비효율이 싫기 때문이다. 해결책도 없다. 잘못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통제 환상이다. 사람들은 객관적인 확률보다 본인이 직접 하면 성공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복권 번호 선택에서조차 자신이 직접 번호를 고르면 당첨 확률이 높다고 믿는다고 한다. 내가 직접 세세하게 가르쳐주면 반드시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팀장으로 처음 임명된 분들을 모시고 진행하는 성과 관리 강의에서 내가 항상 언급했었던 문장이 있다.


"여러분들을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해 준 그 역량이,

앞으로 여러분의 성공을 방해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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