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귀한 이야기]
그는 말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함께 미래를 약속했던 여인의 배가 불러왔을 때도, 사람들의 시선이 차가워졌을 때도 그는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규범은 그에게 옳음을 요구했지만, 그의 마음은 한 사람을 지키는 쪽으로 기울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조용히 물러나려 했습니다. 상처를 더 키우지 않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 밤, 그 남자는 꿈에서 한 문장을 들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그는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히 알았습니다. 이 아이는 자신의 명예보다 소중하다는 것. 남자는 다음 날 아무 말 없이 아내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누군가가 멀리서 돕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들 곁에 머무는 방식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외면받는 자리, 설명되지 않는 삶, 침묵이 가장 깊은 곳에 그렇게, 함께 있으려는 한 생명이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마태복음 1:18-25 임마누엘 약속의 성취, 예수 그리스도)
몸과 마음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그들의 문제를 내 문제처럼 깊이 공감하고 함께 해결할 방법을 고민합니다. 내가 잘나서도, 착해서도 아닙니다. 내가 아플 때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도와줬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전해준 따스함을 마음에 잘 간직해 두었다가, 부족하나마 다른 사람에게 건네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두 눈은 낮은 곳을 바라보았고, 두 발은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치료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약을 처방하고 초음파를 보며 주사를 놓습니다. 통증을 조절하고 조직의 재생을 돕습니다. 그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배웠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반쪽짜리 정답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치료를 받았는데도 여전히 아프다고 하시는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X-ray 사진을 찍어봐도, 초음파 를 대봐도 특별한 이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괜찮아 보이니 일단 지켜보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제야 환한 얼굴로 진료실을 나섰습니다. 그 밝은 뒷모습을 보고서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분은 제 입에서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으셨다는 것을요.
함께 있음은 사람을 안심하게 합니다. 환자가 의사와 함께 있을 때 마음이 놓이듯,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곳에는 곁에 머무는 생명이 필요합니다. 어둠에 너무 오래 머물러 어둡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할 때, 조용히 비춰오는 빛이 희망이 됩니다. 그 빛이 약속합니다.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고.
그리고 마침내, 그 빛이 사랑의 얼굴로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