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독서를 하면서 느낀 책을 흡수하는 나만의 방법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오래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책은 읽을 때 나에게 엄청난 영감과 지식을 불어넣었지만 지식의 바람은 금방 꺼지기 마련이다. 인간의 기억력은 어떨 때는 놀랍도록 뛰어나지만 가끔 금붕어가 된 거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은 정보의 바닷속에서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고 나이가 들수록 단기 기억이 약화되기도 한다.
단순 독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이러한 상황에서 빠르고 많은 독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도 있다. 실제로 나는 1년 전 읽었던 책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 여러분 독서를 하는 경험을 자주 하였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독서에 회의를 느끼고 책을 읽기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로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반강제적으로 정말 많은 책을 읽었다. 책의 양만 따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대다수는 교양 수준이 매우 뛰어나야 한다. 그러나 읽은 책에 비해서 우리 머릿속에 남는 책은 많지 않다. 만약 내가 읽은 모든 책을 나의 지식으로 바꾸어 평생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에겐 새로운 독서 방법이 필요했다.
읽고 생각하고 이야기하자.
새로운 독서 방법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에게 좋은 영감을 주었던 TV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tvN 예능 "요즘 책방 : 책 읽어 드립니다."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책을 함께 읽고 토론을 하는 독서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모든 패널들이 책을 읽고 생각한 것을 자유롭게 나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독후활동은 독서만으로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주고 있었다. 책의 내용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듣는 태도를 가질 수 있다. 또한 단순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책의 내용을 곱씹어 보면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확립해 나갈 수 도 있다. 무엇보다 패널들의 대화로 인해 책의 내용이 오랫동안 기억된다.
이처럼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때문에 트레바리 같은 독서모임, 독서토론 활동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나도 트레바리를 통해 독서 모임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가까운 지인에게 책을 설명하고 이야기해보았다.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까운 지인들을 통해 독후활동을 해보기로 했다. 지인들에게 책의 내용을 쉽게 설명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위해서 책의 내용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기도 했다. 책에 따라서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는 사람이 다르게 때문에, 책을 읽고 생각나는 지인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나만의 "책 읽어드립니다"를 진행한 셈이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책의 내용에 대해서 혼자 많이 고민해보게 된다. 다양한 사례와 지식을 공유하며,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어릴 때 쓰기 싫던 독서록이 쓰고 싶어 졌다.
책 한 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때쯤 나의 생각과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어딘가에 저장하고 싶어 졌다. 때문에 나는 어릴 때 쓰기 싫어하는 독서록을 자발적으로 쓰게 되었다. 노션을 활용해 독서록을 쓰면서 이런 내용을 지금 당장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 삶에 적용을 해보았다.
아무리 기록을 많이 해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잊히기 마련이다. 나는 책의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따라서 책의 저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책의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해보기도 했다. 모든 내용을 그래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게 변화시키며 적용해보았다. 그러자 책의 내용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창업에 도움이 되는 책은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었고, 교양 책은 가치관에 대해 고민하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인간관계에 관련된 책은 내가 어떻게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 알려주었고 행복에 관한 책들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결국 남는 건 한두 줄
책을 돌아보면 결국 핵심 메시지 한 줄에서 두줄만 가슴속에 품게 된다. 그러나 이 한두 줄을 통해 책의 내용을 되살릴 수 있다. 내 삶에 완벽히 녹아들어 책의 내용이 다시 필요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 한두 줄을 계속 생각하면서 내 삶에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책마다 명찰 같은 한두 줄을 남기면서 책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데 도전하였다.
앞으로 브런치를 통해 공유하자
마치 "책 읽어드립니다" TV 프로그램처럼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는 책의 내용과 핵심을 전달해주고, 책을 읽은 사람에게는 한두 줄을 품고 책 내용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도록 브런치를 통해 책 이야기를 하고 싶어 졌다. 비록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나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던 책들부터 작성해보기로 했다. 책의 핵심을 전달하면서 책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책을 흡수하는 기획가 될 거라 기대한다. 모든 복습은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