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이 되어 저를 느리게 사랑하게 되었다.
어제 아침부터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한 문장
그때는 또 그런 이유가 있었겠지.
출근 전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동영상 하나가 있다. [가수 이효리가 자존감이 높은 이유]
아마 남편 이상순 때문일 것이라며 보여준 사진
왜 그렇게 나는 마음을 닫고 살았을까?
남편 이상순은 말한다.
그때는 또 그런 이유가 있었겠지..
만약 내가 그때....
과거를 회상할 때면 "그때 이걸 하길 잘했어"보단, "아! 내가 그때 했었으면..." 아쉬움이 더 많다.
머릿속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계획과 자산 쌓기다 보니
"아.. 내가 어릴 때 이런 방법을 누가 알려줬다면, 아... 내가 그때 돈 버는 방법을 알았더라면 부동산 하나 사고 투자도 했었다면" 후회한다.
학창 시절 공부 계획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때 당시 선생님, 부모님, 책이 아니면 공부법에 대해 배울 곳이 많지 않았다.
부모님은 국민학교, 중학교까지만 다니셨기 때문에 나에게 공부법을 알려주기엔 본인 가방끈이 짧다고 생각하셨다. 하지만 두 분은 부지런히 사는 방법과 공부는 끝이 없다는 걸 몸소 보여주셨다.
엄마는 공부는 평생 하는 거라며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졸업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시고 나와 같은 학번으로 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를 입학하셨다. 더 대단하신 건 장학금까지 받으시고 과대표도 하시면서 대학을 졸업하셨다.
개인택시 운전을 하시는 아빠는 투자하는 방법을 알려주시지는 못하셨어도, 아침 8시만 되면 운전대를 잡으러 나가시고 새벽 2시가 돼야 집에 돌아오시는 성실함을 알려주셨다.
지금 내가 후회하는 그때, 그때는 또 그런 이유가 나에겐 있었다.
그들도 그들만의 이유가 있겠지...
나와 남편은 어느새 주변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배려의 아이콘 부부가 되고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좋고 듣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창피하지만, 솔직한 내 마음은 배려가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생각했다.
남편이 하루 종일 아이들과 일에 시달려 몸이 지치고 피곤하면 마음 짜증을 낸다. 겉으로는 안 그런 척하지만 짜증 섞인 눈빛, 손끝과 움직임, 그것이 마음 짜증이다.
나는 그것을 그대로 읽고 있기 때문에
"왜 저 사람은 또 힘들어하지?" "아! 나도 몸이 힘들면 짜증 내고 아이들한테 화내지.."
라며, 나도 그랬지... 나라도... 나라면... 주어가 나로 바뀌면서 머리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제저녁에도 남편은 집안일을 하면서 마음 짜증을 낸다.
"그때는 또 그런 이유가 있겠지" 어제 그 한 문장이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르면서
그때가 남편으로 바뀌었다.
"남편도 남편만의 이유가 있겠지"
예전처럼 머리를 굴려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았다. 남편의 마음 짜증 이유도 찾지 않았다.
그때를 남편으로 바꾸고, 주인공을 나에서 남편으로 바꿨을 뿐인데 집안일을 마치고 침대에 대짜로 뻗어 자고 있는 남편이 꼴 보기 싫지 않았다.
"그때는 또 그런 이유가 있겠지"라는 나의 과거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고
"그들도 그들만의 이유가 있겠지"라는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
오늘도 주변에서 철학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