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JI BLUE - WAVES
매일 밤 10시 <달콤한 밤, 황진하입니다>(tbs 95.1MHz)를 진행합니다. 매일 하루 한 곡과 짧은 생각을 ‘아주 사적인 순간’이란 코너로 전하고 있어요. 이름 그대로 지극히 사적인 생각과 음악이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당신께 가닿기를 바랍니다.
한여름에 바다를 찾는 건 보통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지만 여름이 아닌 계절, 절대 젖고 싶지 않은 계절이라면 다들 비슷할 걸요? 바닷가를 한편에 두고 걷긴 하지만 파도가 나를 향해 다가올라치면 절로 뒷걸음치게 됩니다. 이런 날에 나오는 우리들의 종족 특성! 그렇다고 해서 너무 멀리, 안전한 마른 모래 위를 걸으면 재미없잖아요. 바닷물이 한 번은 스치고 지나간 짙은 빛 모래를 굳이 밟으며 걸어줘야 한단 말이죠. 그 아슬아슬한 경계를 걷는 재미란.
바닷물이 다가오면 와다다 뒤로 물러나고, 멀리 빠져나가면 우다다 따라가고. 앞으로 뒤로 걷고 뛰는 그 모습이 마치 사람 관계 같기도 하지요. 서로의 움직임에 맞춰 따라가고 다시 물러나기도 하는 것. 요즘은 그저 ‘밀당’ 두 글자로 말하지만 다가오면 물러나고 도망가면 따라가는, 두 글자가 담아내지 못하는 기묘한 사람의 마음은 어쩌면 좋을까요.
오늘의 노래, ‘너에게 석양을 주면 넌 비가 내리길 바라겠지. 너에게 바다를 주면 넌 파도를 불평하겠지. 이렇게 서서히 사랑이 식어가네.’ 노래합니다. FIJI BLUE - WAVES 같이 들어요.
https://youtu.be/JCLPMoT8F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