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게도
현관 비밀번호 키를 잊어버렸습니다.
된장찌개거리를 준비해놓고
정작 된장의 부재를 뒤늦게 깨달아
허겁지겁 마트를 다녀온 참이었어요.
손가락을 내밀어 버튼을 누르려는데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겁니다.
지우개로 벅벅 지운 것처럼.
뭐였더라, 조차
떠오르지 않는 그 막막함이란.
별 수 없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크하하핫-.
예상대로 듣자마자 웃기부터 하더라고요.
바보, 바보 박자까지 맞춰가면서.
모옷된 남자!
언젠가 큰 조카가 말했어요.
이모오.
까만 물(커피) 자꾸 마시지 마.
까만 물 많이 마시면
나중에 머릿속이 까맣게 되어서
나한테 누구세요? 한다.
조카 말마따나 커피탓일까요.
하루 종일 기분이 우중충합니다.
찝찝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다 되어부렀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