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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질랜드 외국인 May 08. 2019

한국과 다른 해외 연봉협상


한국에서의 연봉 협상은 말만 협상이라고 하지, 공지에 가깝다. 

‘회사가 어려우니 이번 연봉 협상은 동결’ 또는 ‘이런 직급에는 이 정도 금액을 올리는 것이 회사 관례’라고 하여 연봉에 대한 규칙이 잘 잡혀 있는 대기업이 아닌 이상 왠만한 작은 중소기업, 영세기업들은 정해진 규칙이 딱히 없다. 아니, 그것보다 일단 회사의 재정 상황이 괜찮고봐야 연봉협상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00씨, 올해 회사 사정이 너무 안 좋아서 말야…”

이런 말이 나오면 그 해 연봉협상은 동결된 것이라 보면 된다. 직원으로서 연봉협상에 대해 경험한 적이 없는 것도 문제이지만, 고용자의 입장에서도 어떻게 연봉현상을 해야 할지 자기들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해외 회사에서의 첫 연봉 협상이 어떻게 전개 해 나갈지 살짝 기대 되었다.


한국의 연봉협상은 회계 연도(1월 1일부터 12월 31일) 종료 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1월에서 2월 사이에서 연봉협상을 한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정 반대의 계절 처럼, 회계연도가 6월 말에 종료하므로 그 기간 이후 연봉 협상을 하는 편이다. 

연봉 협상은 소규모 기업같은 경우 사장이 직접할 수도 있고, 큰 기업의 같은 경우 자신의 매니저와 연봉 협상을 일대일로 한다. 회사의 규모, 타입, 누구와 연봉 협상을 했는지에 따라서도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연봉 협상에 대한 과정은 순전히 내가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 하였다.



연봉 협상이라고 해서 다짜고짜 바로 금액으로 이야기 했을 것이라 예상하겠지만, 오히려 연봉 협상 과정에서 돈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대신 크게 두 가지를 보았다. 


첫째, 자신이 한 해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리뷰와 

둘째, 향후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나의 매니저는 세가지 질문을 연봉 협상 전 미리 생각해 오라고 했다.


    한 해 동안 만족했던 작업 세 가지 생각하기  

    한 해 동안 만족하지 못했던 작업, 또는 더 잘할 수 있었던 작업 세 가지를 생각하기  

    매니저가 좀 더 개선했으면 하는 것 생각하기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는 미래의 목표를 설정하는 부분에서 쓰이는 방법론 중 하나다. 한 해동안 직원과 매니저가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측정하는 방법이다. 세일즈라면 실적을 현재보다 얼마 더 올리겠다는 것이 목표가 되겠고, 마케터라면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SNS를 페이스북만 사용했다면 이번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를 하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다. 구체적일 수록 이런 KPI는 빛을 발한다. 그래야 다음 번 연봉협상에서 내가 이 KPI의 목표를 이루었는지 아닌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올해는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는 두리뭉실한 설정은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른 회사 같은 경우는 팀 내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통해 연봉 협상 대상자가 일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제 삼자의 피드백을 받는다고도 한다. 직원이 말로 어떻게 잘 해서 매니저가 직원이 잘 했다고 판단해도 같이 일한 직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이런 기회를 통해 개선해야 할 점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익명은 확실히 보장 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연봉협상 리뷰를 끝내면, 매니저와 자신 스스로 얼마만큼 잘 했는가를 판단한다. Poor=부족하다, Average=보통, Good=좋음, Outstanding=뛰어남, Stella=스타 등 레벨을 나누어 체크하면 자신의 평가에 따라 연봉이 몇 퍼센트가 오를 것인지 이때서야 연봉이 결정 된다. 뉴질랜드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3%에서 6% 사이로 매 해마다 연봉이 오르기 때문에, 키위들도 연봉을 크게 올리고 싶다면 이직을 통해서 연봉을 올리는 방법을 쓴다고 하니, 연봉을 많이 받기 위해 이직하는 현상은 한국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위의 글은 올해 발간 된 책 <나는 뉴질랜드에서 일한다>에서 발췌, 편집하고 수정한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연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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