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을 깊게 자는데 어려움을 겪는 편이다. 워낙 수면의 질이 낮기도 하거니와 오랫동안 야행성 생활 습관을 갖고 있어서 그러하다.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 취침시간이 늦어지면 피로가 풀리지 않아 일찍 자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늦게 자면 다음날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을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아무것도 나를 방해하지 않는 늦은 밤 시간이 주는 해방감이 너무나 좋다. 그 시간에는 업무 전화도, 하기 싫은 일도, 심지어 남편의 잔소리도 없다. 잡음도 거의 없어 소음으로부터 해방되고 오직 나만 남아있는 기분이다. 이 시간에는 무엇을 해도 집중이 잘 된다. 대학생 때는 과제나 공부를 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는 취미 생활을 하고 책을 읽는 시간이었다. 하루를 정리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한 시간. 그래서 나는 늦은 밤을 좋아했다.
여전히 밤을 좋아하지만 이제는 체력이 잘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느낀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지는 못하고 그냥 잠이 들기는 아깝고 또 바로 잠도 오지 않아 결국엔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게 된다. 취침 전 스마트폰의 불빛은 피로도를 더 높이고 숙면에 드는 것을 방해한다. 그래서 오래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겹다.
9시 수업을 가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 시간 5분이 절실하게 소중하다. 처음에 요가를 시작했을 때는 그 5분 사이에 수만 가지 생각이 오고 갔다. 그냥 자고 저녁 수업을 들으러 갈까? 오늘은 그냥 가지 말까? 약간 늦더라도 가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오고 가다 결국 못 일어난 적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일단 알람을 껐으면 벌떡 일어난다. 여전히 머릿속에는 ‘아 5분만 더 자고 싶다’라는 생각이 가득 차 있지만 세수를 하며 떨쳐버린다. 피곤하더라도 몸을 풀고 차라리 사바아사나를 하는 시간에 잠을 자자는 마음을 갖는다.
나를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끈끈한 게으름을 떨쳐내고 문을 나서는 것부터 나는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요가는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매트를 까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아사나의 완벽한 완성만이 요가 수련이 아닌 것이다. 졸린 눈을 비비고 많은 유혹을 떨쳐내고 나의 몸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 이것도 크나큰 요가 수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