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라도 나는 할 수 있어!

카르나 피다 아사나 도전

by 박진희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할라 아사나 (쟁기자세)가 힘들다. 손을 놓고 다리를 넘기는 것도 10번 중 한두 번만 성공하는 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할라아사나를 시도했고 허리를 받치고 있는 손의 각도가 점점 좁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직은 배의 힘이 약해서인지 손을 뒤로하면 중심을 잃고 위로 올린 골반이 앞으로 다시 굴러오려고 한다. 그래서 팔꿈치의 각도를 좁히고 허리를 좀 더 세우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요가원에서 수련을 하면 거의 대부분 마무리 자세로 할라아사나를 하고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어가는 카르나 피다 아사나를 하게 된다. 할라 아사나에서 두 무릎을 구부려 양쪽 귀를 누르는 자세이다. ‘카르나’는 귀, ‘피타’는 누르다는 의미라고 한다. 무릎으로 귀를 눌러주는 아사나이다.


할라아사나도 겨우겨우 유지하는 와중에 카르나 피다를 할 여유가 없었다. 처음에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도반님들이 열심히 하고 있을 때, 나는 차라리 할라아사나를 완성하는데 더 힘을 쏟자며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한 번 해보라고 하시며 무릎을 굽혀 이마를 누르라고 하셨다. 허리와 골반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고 계셨기 때문에 안정감을 느끼며 무릎을 구부릴 수 있었다. 그리고 허리를 받치고 있던 손을 떼어 발을 잡아보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허리를 받쳐주고 있는데도 나는 손을 떼지 못했다. 무너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 후 카르나 피다 아사나를 만났을 때 무릎을 구부려 이마에 가져가 보려고 애썼다. 아무도 잡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몸이 뒤로 잘 넘어가지 않았다. 무릎은 이마에서 한 뼘은 더 멀리 떨어져 있었고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귀를 누르라는 말씀에 무릎을 조금 더 귀 쪽으로 가져가 봤지만 몸은 자꾸 바닥을 향해 내려가고 무릎은 귀 근처는 커녕 허공에서 버둥대고 있을 뿐이었다. 이 자세 역시 10년은 걸리겠구나 하며 약간 체념하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


어제도 카르나 피다 아사나를 만났고 ‘어차피 안될 텐데 뭐’하며 할라아사나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오랜만에 무릎을 이마에라도 가져가 볼까?’하는 생각이 들어 무릎을 조심스럽게 구부려보았다. 어라, 이마 한 뼘 위에서 부들거려야 할 무릎이 이마 위에 사뿐히 올라오는 것 아닌가. 요가를 하며 안된다고 실망하는 것도 잘 된다고 으쓱하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순간 너무 놀라 작게 “우와!”하고 소리를 냈다. 스스로 안된다고 너무 오랫동안 단정 짓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용기를 힘입어 조심스레 팔을 떼 보았다. 아직은 허리를 들어 올리는 힘이 부족한지 양손을 떼기가 어려웠다. 한 손을 떼 발목을 잡고 나머지 한 손은 허리를 받쳤다. 조금 중심을 잃었지만 다시 자리를 잡았고 조금 크게 호흡을 가눴다. 그리고 이제는 할 수 있다는 말을 가슴속에서 되뇌었다. 다시 조심스레 나머지 한 손을 떼 발목을 잡았다.

‘이야호~해냈다.’

아직 카르나 피다에 다가가려면 무릎이 귀로 더 내려와야 한다. 그러나 나는 두려움을 한 단계 떨쳐냈다. 손을 떼어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는 몸을 알게 되었고, 이마를 사뿐히 눌러 머릿속에 있는 무거운 생각을 지그시 눌러낼 수도 있게 되었다.


용기는 어떤 계기에 생겨나는 게 아니다. 늘 가슴속에 씨앗처럼 자라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스스로 물을 주고 싹을 틔워봐야 알 수 있다. 실패하더라도 스스로 믿고 도전하는 용기를 얻는 것이 요가 수련의 목적 중 하나라 믿는다. 또 어느 날, 더 완성된 아사나를 해낼 내 자신을 믿고 토닥여본다.

“오늘도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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