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진호 Jun 20. 2022

1767억 매출, 닥터지가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

이주호 닥터지 대표를 만나다

코로나 시대에 연 13.6% 증가라는 최대 실적을 내며 작년 매출 1767억 원을 찍은 브랜드가 있다? 그렇다. Dr.G(이하 닥터지)의 얘기다.


얼마 전 뷰티업계의 선두주자, 이주호 닥터지 대표님을 만나고 왔다. 대표님과의 인연은 5~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닥터지 선크림의 올리브영 론칭 프로젝트를 맡을 뻔했으나 우리 회사의 준비 실수로 실행되지 못했다. 아마 같이 한배를 탔다면 역사가 바뀌었을지도(?)


이후 한 번도 뵙지 못하다가 대표님이 우연한 계기로 내가 쓴 브런치의 글을 읽게 되며 우리의 인연은 다시 시작됐다. 나를 흔쾌히 닥터지 본사로 초대해주신 것이다. 이전에 방문한 상가 사무실과 달리 높은 빌딩에 넓고 쾌적한 사무실이었다. 내부에 들어가니 더 놀라웠다. 그들이 닥터지라는 브랜드를 일궈내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가 벽에 붙어있었다. 그동안 내가 고민한 것들을 가시화시키고 임직원과 함께 고민한다는 자체가 나를 반성케 했다.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사진으로 남겨뒀다.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표님이 내게 직접 연락한 이유가 있었다.


[이주호 닥터지 대표와 박진호 뷰스컴퍼니 대표]


박 대표가 쓴 브런치 글 잘 보고 있어요. 업계 사람들에게 도움도 되고 자극도 되는 내용이에요. 구본형 선생님이 그러더라고요. 개인의 욕망은 공익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요. 어쩌면 브랜드들도 사회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대표님의 말은 내가 생각한 방향과 상당 부분 비슷했다. 내가 이 업에 얼만큼의 열정을 가졌으며, 얼마나 이타적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처음으로 알아주신 분이라 크게 감동했다. 뷰티업계에 역사를 쓰고 싶지만, 아직 부족하기에 미리 기록해두자는 마음으로 아무도 시키지 않은 올리브영 인사이트를 3년째 기록하고 있던 참이었다. 나중에는 K뷰티의 중요한 발자취가 될 거라 확신한다.


이들의 마인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8년, 닥터지는 미그로스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미그로스는 스위스 최대 유통기업으로 10개의 지역 협동조합이 선출한 이사회 멤버들이 그룹을 운영한다. 스위스 국민 730만 명 중 200만 명 이상이 미그로스협동조합연맹에 가입돼 있어 사실상 이 회사의 주인은 스위스 국민이나 마찬가지다. 1942년에는 전 국민에게 주식을 나눠주기도 했으며, 창업자의 경영 철학에 따라 매출이 목표치를 넘으면 사회에 일부 환원한다. 덕분에 외부의 간섭이 아닌 존중을 받으며 지금도 성장 중이다.


[닥터지 본사 내부 전경]


현재 올리브영에서 최고 매출을 달성하고 있지만, 닥터지의 최종목적지는 글로벌이다. 미그로스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전방위적인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는 닥터지. 이들은 잘될 수밖에 없다. 무슨 근거냐고? 내가 감히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벨류체인을 위한 협업

닥터지는 벨류체인을 준비하고 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내가 어떤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자신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닥터지는 이 부분에 명확하다. 그래서 미그로스와 함께 벨류체인을 만들며 브랜드 인수 및 신규브랜드 론칭에 힘쓰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2030년에 100개 국가에 10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다.


리더의 배출 

닥터지는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보다 내부인재를 선호한다. 임원진 역시 대부분이 내부인재로 이뤄져 있다. 그렇기에 직원들에게도 각자의 성장과 리더십을 강조하고, 개개인이 사업체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뜻을 전파한다. 보통 투자를 받으면 외부 인재를 영입해 회사의 분위기나 방향이 달라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닥터지는 빈틈없이 굳건하다.


[닥터지 각.보.자 이벤트 이미지]


ESG 대비

모든 기업이 ESG 중 E만 신경 쓸 때 SG를 만드는 회사다. 최근에는 막내 직원의 아이디어로 ‘각.보.자 시계 DIY KIT’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 역시 얼마나 유연한 조직인지를 알려주는 방증이 아닐 리 없다. 대표님의 애정도 대단하다. 200명 가까이 되는 직원들의 이름과 입사일을 외우고 있으며, 네이버 밴드를 통해 거리낌없이 소통한다. 업계 그리고 사회에 공헌하는 스위스 미그로스의 마인드를 이식받은 것도 인상 깊다. 앞으로는 ESG 중 SG를 강조하는 트렌드가 올 것이다. 그때는 미리 대비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굳건한 DNA

닥터지의 창업자는 안건영 박사님이다. 작년까지 대표님 자리에 계시다가 올해 이주호 대표님이 승진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대표가 바뀌었다고 회사가 바뀔 순 없다. 그것이 회사의 DNA고, 변하지 않는 DNA가 오래가는 회사를 만든다.


[닥터지 브랜드 소개 이미지]


끊임없는 시도

AI 피부분석, 1:1 스킨 멘토링, AI 챗봇 등 참신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물론 모든 시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다만 확률이 높아지는 건 확실하며, 덕분에 많은 사람이 다양한 뷰티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국경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 닥터지가 스위스 투자회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들 그들이 가진 DNA는 영원히 굳건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로 진출하는 모습에 기대가 크다. 인간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와 존중받고 싶은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제2의 K뷰티 신화를 닥터지가 써나가길 응원해본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내가 연락처  개를 얻고 잃은 

반려동물 화장품 전성시대, 무조건 봐야  인사이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