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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진화 Jan 02. 2022

내가 널 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야

한 해를 돌아보며 그리고 자기반성

로리. 잘 지내지?


언제쯤이었을까 내가 너의 편지를 받은 것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서야 답장을 적는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 바쁘고 부지런히 사는 이들이 참 많아.

내가 바빠서 너에게 편지를 못 쓴다는 건 결국 핑계야 핑계ㅎ


벌써 핑계 댄 지 두 달이 지난 거 같아.

그동안 한 걸음 더 내딛은 모습을 보여주는 너

항상 멋지고 존경스러워 ♡♡


나는 올 한 해 동안 하던 프로젝트가 끝났고(아직 조금 남아있긴 해),

학교 과제들을 끝냈고 (이제 겨울방학이니 논문 준비해야지)

엄마와 이모랑 한 주동안 부산 여행을 했어


글을 쓰겠다던, 인강을 듣겠다던, 운동을 하겠다던

너와 했던 약속들을 밀린 숙제처럼 남겨두기만 했네

지금이라도 하나씩 해보려고 해


2021년 한 해가 이제 며칠 남지 않았어

며칠 뒤면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네

그래도 올 한 해 동안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고, 많은 사람들도 만난 거 같아


작년 이맘때에 쓴 다이어리를 보니

그때도 그 전 해에 다 못한 것들과 2021년은 어떻게 살아볼지에 대해 적어놨네

내가 2019년 인도 다녀와서는 ‘당분간 여행을 가지 않겠어’를 선언씩이나 했더라

2021년은 학업에 매진하겠다고 적어놨던데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수업도 잘 듣고, 과제도 열심히 했으니깐 그 정도로 칭찬해주자


후킹 모임도 하고, 온라인 영어수업도 하고,

브런치 작가도 신청하고 (물론 글은 많이 안 썼지만)

전세 대출 연장도 하고, 드론 자격증도 따고, ODA도 연장하고

영상이랑 3D 프린터 수업도 들으러 다니고

대학원도 가고, 불안제로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심리상담과 심리수업도 들었어


참 뭔가 열심히 하며 살아온 거 같아.

이게 다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계속하려고 시도하니깐

또 다른 기회들이 나에게 오는 거 같아


머리는 무지 열심히 살 것처럼 하고 싶은 거, 해야 하는 것들을 마구마구 쏟아내는데

몸은 하기 싫어서 자꾸 땡깡부리는거 같아.

자꾸 둘이 다투니깐 잘 달래서 타협해야지


그래도 로리가 있어서 큰 의지가 되는 거 같아.

하기 싫어서 게으름 피우다가도 언제나 꾸준히 하는 널 보면서

누워있는 몸을 일으켜 세워 뭐라도 하려고 하는 거 같아

내 주변에 너란 존재가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해


고마워 로리.

너무 오랜만에 편지 써서 미안.


2021년 12월 28일 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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