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의진화 Nov 30. 2022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싶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삶이 아닌 내가 살고 싶은 살고 싶어, 뚜렷하게

나에게도 코로나가 두둥!!

남편이 토요일에 기침을 많이 하길래 이비인후과 갔는데 인후염이라길래

이때까지는 코로나를 의심하지 않았어

그러고 그날 밤 추워하더니 다음날 코로나 확진, 난 음성이 나와 엄마 아빠 집 피신을 갔어

다음날 나도 자가 키트 두줄… 다시 집으로 와 남편과 집에서 7일간 격리가 시작됐어


살면서 일주일 동안 밖에 안 나가본 것은 처음이었어

혼자가 아니라 남편이랑 둘이라 덜 심심할 줄 알았지만 그래도 난 그래도 심심했어

그래도 너랑 웨일 덕에 밤에 수다라도 떨 수 있어 좋았어

네가 옆집에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온라인으로 자주 만나고 있어 옆집이나 다름없어


코로나로 기침과 열 때문에 잠을 엄청 많이 잤어

겨울잠을 자는 수준이었지

사람도 동물처럼 겨울잠이 필요해 이랬는데 처음 해봤어


푹 쉬고, 잘 먹고 잘 자고 하는 시간 동안 사람이 이렇게 한없이 게을러질 수 있겠구나 싶었어

다른 또 하나는, 사람은 공동체가 있어야 하는구나, 사람이 고프다는 걸 알았어

난 아무래도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인가 봐

단, 마음 맞는 사람들하고만 함께하고 싶어!

그 외 사람들은 적당한 관계 유지하면서 나도, 상대방도 로봇처럼 지냈으면 좋겠어


시간은 생각보다 잘 갔어

밥 먹고 뭐 좀 하고 자고, 먹고 또 자고 반복되는 하루가 어색했지만 푹 쉴 수 있었어

한동안 조금 쉬고 싶다.

며칠 동안 계획 없이 흘러가는 대로 보내고 싶다. 이랬는데 이루어졌네 말이 씨가 됐어

그래도 몸이 아픈 것 싫어 머리가 띵한 그 기분은 다시 겪고 싶지 않아

건강해야 뭐든 한다는 것 이거는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였어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를 보낸다는 것 뭘까?

매일 계획을 세우고 다이어리를 쓰는 나한테 격리기간은 무지 어색했어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어

이런저런 생각이 끝이 없었어 멍하니 아무 생각을 안 하려고 했지만, 계속 생각이 끝없었어


문뜩,

“언제까지 회사를 다니면서 월급을 받고 살아야 할까?”

“가만히 있어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은데,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하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규모가 커질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어 생각이 깊어졌어


프리랜서로 성공한 사람들, 유튜브로 떡상한 사람들, 퇴사하고 나만의 하고 싶은 걸 찾아 일이 재미있다고 일하는 사람들의 유튜브를 볼수록 자신감보다는 반신반의 했어

나도 할 수 있어! 충분히 가능성 있어!  이렇게 주문을 걸고 싶었는데 의심이 더 커졌어


굳이 애쓰는 것은 아닐까, 시간 낭비하는 것 아니겠지 확신에 찼던 믿음은 어디 가고,

이런 의심이 날 사로잡고 있는 걸까 정확한 원인을 못 찾았어

아직도 반신반의이지만, 아이들 수업을 하나 더 해보겠다고 심화 편을 만들고,

다이어리를 펼쳐두고, 일기 쓰고 있는 지금 내 모습을 보면서

언제까지 해야 할까? 미친 듯이 해야 하는 걸까? 그렇게 하기에는 그만한 열정은 없고, 대충 살기도 싫고

이러기도 저러기도 싫은 내 마음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야 할까?
크고 넓은 꿈을 꾸며 애쓰며 살아야 할까?
이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시간이 지날수록 난, 귀찮은 것들이 자꾸 많아지고, 무서운 것도 많아지고 있어

난 빛나는 삶을 살고 싶고,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아무것도 아닌 삶을 살고 있는 거라면 어쩌지?


내가 앞으로 어떤 걸 추구하면서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정확하게 답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자꾸 나 자신과 합리화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아니라,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싶어

뚜렷하게

명확하게



2022.11.20 격리라는 걸 처음 해본 내일이가 

매거진의 이전글 즐기는 삶이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