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일에도 리듬이 필요하다

사람을 덜 만나는 사람 아닌 만나는 간격을 조절하는 사람

by 오늘의진화

요 며칠 사이, 한국에서 온 사람들을 연달아 만났다.

남편의 선배와 제자들, 지도교수님과 가족들, 그리고 메일로만 주고받던 멘토까지.

각각의 만남은 모두 반갑고 의미 있었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근처를 안내했다.

집에도 초대했고, 바다를 보며 점심을 먹기도 했다.

일정 하나하나는 무리가 아니었는데, 문제는 간격이었다.


거의 일주일 동안 사람을 계속 만나다 보니,

눈에 다래끼가 났다.

크게 아픈 건 아니었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며칠 쉬고 나서야 괜찮아졌다.


그제서야 알게 됐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체력이 필요하다는 걸.


나는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연달아’ 만나는 것에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쓴다.

만남 자체보다, 그 사이에 회복할 시간이 없을 때 더 피로해진다.


그래서 며칠은 일부러 집에만 있었다.

약속을 만들지 않았고, 연락도 최소한으로 했다.

그 시간 동안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은 분명했다.


이번에 만난 멘토와의 대화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충분한 맥락 없이 바로 답을 요구하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질문은 빠르지만, 관계는 생략된 상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도움을 주고받는 일도

결국은 관계 위에서 이루어진다.

그 관계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요즘 나는 이걸 자주 기억하려고 한다.

사람을 만나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만큼 혼자 회복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


둘 중 하나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 요즘의 나는

사람을 덜 만나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만나는 간격을 조절하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일정이고,

쉬는 시간 역시 관리해야 할 일정이라는 걸

이 며칠이 분명하게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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