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성공한 연애 말고 실패한 연애
대게 성공한 연애는 장기연애를 거쳐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는 성공적인
만남들을 이야기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밤에는 연인이었다가
낮에는 남보다 못 한 사이이고
친구들에게 말하면 욕만 바가지로 먹는
그런 관계를 말하고 싶다.
서로 마음이 있는 듯 없는 듯 한쪽이
더 매달리는 호구를 자처해서라도
만나고 싶은 그런 만남들.
이런 만남은 대체적으로 강렬하게 시작한다.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되는 이 사람과의
만남이 나에게 마지막 연애가 될듯한 마음으로
이 짝사랑의 말미는 내 마음을
듣고 달콤한 악마 같은 표정으로
희망찬 나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이 있다.
이미 알고 있었다 등등의 책임감 없는 말이나,
더 나쁜 경우 숱한 밤을 나눴으면서도
네 마음이 그런 줄 알았다면
이런 식으로 만나지 않았을 거라며
발을 멀리 빼는 사람도 종종 보았다.
거기서부턴 추악한 사랑의 이면이 드러난다.
이기적으로 육체만 원하는 상대방의 조건 제시
내가 정신 못 차리도록 희망이라는
사탕을 던져주며 이리저리 자기 입맛대로
만남을 제시하거나, 더 최악도 있겠지만
거기서부턴 범죄의 영역 같아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 싶다.
이 만남들을 모두 유지하다 보면
친구를 만나 이야기할 것이다.
그래도 아예 마음이 없진 않은 것 같다고
밤마다 전화를 해와, 혹은 시간 있냐고 물어와.
아니면 내가 만나자고 했는데 알겠데.
같은 영양가 없는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것이고
매우 친한 친구라면 그만 만나.
몸 버리고 시간 버리고 마음 버리고
이게 뭐야 라며 욕설을 섞어 정신에 타격을 놓을 것인데
백 명을 모아둔다면 백 명은
그 말을 참고조차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쥐어터진 마음이 멍이 들고
그는 어디서 구해왔는지 정실부인이
생겨 나를 뒷방 여인 취급을 해댈 것이다.
사실 그전에도 그랬겠지만
정실부인의 세력이 세질수록 내 위치는
뒤로 그 뒤로 더더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보고 싶지 않았던 그녀와의
커플 사진으로 도배된 sns프로필을
마주하고 사그라들지 않은
마음에 술을 한 잔 하고 그에게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
나쁜 놈이다. 나는 뭐가 되느냐.
혹은 욕설만 모아서 보낼 수도 있고 등등
다음날 후회할 짓을 실컷 한 후
답장도 없는 아침을 맞이하거나
답장이 온다면 오버하지 말라며 무슨 사이었냐고
되묻는, 날 더 비참하게 할 그런 류의 문장만 오갈 것이다.
그리고 퇴근 후 상담했던
친구에게 연락해 술로 밤을 지새우고
보고 싶다며 울거나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에게 전화를 하는 걸로 엔딩을 마무리하고
눈을 뜨거나 감거나 여전히 지옥 같은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점점 초췌해지는 얼굴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밥 보단 술을 마시며
시작도 하지 않은 연애의 끝을 맞이하고
궁상이라는 소리를 백번 천 번 들으면
그의 이름은 서서히 옅어질 것이다.
아쉽게도 잊혀지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그가 걸어둔 저주이다.
이렇게 나열하는 이유는 연애에
관심이 많았고 연애를 좋아하는 내가
처음 연애에 눈길을 주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좋아한다고 이야기했을 때
내 마음을 소중한 줄 알고
품어주는 사람만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봤다.
거절이야 당할 수 있지만
괜찮지 않은 사람에게 계속
마음을 낭비하면 나중에 결국은
그 마음도 멍투성이가 되어서
좋은 사람이 와도 만나기가 어려워지니까.
피폐한 연애가 재밌고 즐거워도
바램은 모두 좋은 연애만
달디단 연애만 하길 바라는 나의 작은 마음이다.
내 마음 역시 얼룩덜룩해서
그 사람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못 믿는 연애도 더러 해 봤다.
다음이 있다면 나의 최악의 연애를 써보려고 한다.
키워드를 나열하면
-남자친구이자 대출 사기꾼.
-술 마시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 찾아오는 남자.
-남친 친구의 고백
-울며 건넨 이별
-동거남과의 연애
같은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다.
연애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혼자가 좋다고 생각이 들었던
십여 년의 이야기.
[연애 상담 대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