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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현 Feb 23. 2016

인터넷 은행은
좀 더 Radical해질 필요가 있다

-Finance Innovation Conference 후기

오늘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ZDNet의 Finance Innovation 포럼에 참석한 이유는 단 하나, 카카오뱅크를 책임지고 있는 윤호영부사장의 30분짜리 Key note speach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윤부사장 Speach를 듣고 난 감상은 한마디로 "불안함"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Speech 시작 부분에서 밝혔듯이, 준비하고 있는 모든 내용을 말할 수는 없는 자리이므로  향후 카카오뱅크 서비스의 전체 모습을 짐작할 수는 없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뭔가 방향성을 잘 못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 내용이었다.


전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새롭게 인가받은 안터넷은행이 '메기'를 넘어서 일정부분의 '포식자'가 되기를 바라는 개인적인 바람의 관점에서 볼 때, 아래의 몇가지 관점에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인터넷이 아니라 모바일 은행? 스스로의 Scope을 축소시킬 위험성이 있다


윤부사장은 새로운 인터넷뱅크의 정체성을 '모바일'로 정의하고, 앞으로 모바일뱅크로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Desktop의 시대는 이미 지났고 앞으로 Mobile로의 집중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전제에 의한 것이리라.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자기 정체성 규정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된다.

한번 생각해보자.

물론 은행의 오프라인 지점을 계속 줄어드는 등 기존의 사업모델이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은 명확하지만, 앞으로도 상당기간 또는 영원히 오프라인 지점은 매우 유의미한 금융상품의 distribution channel로 존재할 것이다. 즉, SNS 등 Communication Platform과 달리 금융영역에서의 Platform Transition은 상당한 시간을 요구하거나 또는 고객의 특성, 또는 금융의 특성때문에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의 일부분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상당고객이 오프라인에 머무르고 있고, 인터넷으로의 Transition도 여전히 진행되는 와중에 자신의 Battle field를 only 'Mobile'로 설정하는 것은 내가 보기엔 꽤 위험한 자기규정일 수 있다. Mobile로의 transition이 급속도로 이루어진 'Game' 영역에서도 가장 큰 수익을 주는 Hardcore gamer들은 여전히 데스크탑과 콘솔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User Interface의 본질적 차이에 의해 상당기간 이런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금융' 영역에서도 실질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금융상품 구입 등 Hardcore activity는 편의성은 다소 떨어져도 '보안성'과 '익숙함'이 보장되는 non-mobile 영역에서 상당기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굳이 이런 현실을 외면하면서 사업을 build할 필요는.... 글쎄 개인적으로 보기엔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왜 Apple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Apple store를 운영하고, Mobile이 폭발하는 지금 시기 O2O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Mobile이라는 자기 규정을 넘어서는 Radical한 repositioning이 필요하다.


은행업이 규제산업이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규제의 비대칭성 유지를 위해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유망한 사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핵심에는 기존은행 대비 보다 유연한 규제 적용이 있다. 즉,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규제의 비대칭성'이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은행업은 '규제산업'이며, '규제당국자'의 관점에서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의 행보가 유의미하지 않다면 현재와 같은 규제의 비대칭성이라는 상대적 자유도는 급속도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윤부사장이 제한적으로 제시한 "What?"의 영역에서 언급된 비즈니스의 사례들은 규제 당국 입장에서 산업 전체에 혁신을 제공하는 '유의미한 그 무엇들'로 여겨질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예상가능한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의 경쟁력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서비스 offering은 규제 당국의 입맛을 장기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할 것 같다는 말이다.

아직,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규제당국의 소위 '쓴 맛'을 보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 다른 비/저 규제산업 비즈니스를 하듯 모든 것의 자유도를 얻었다고 착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 장기적으로 거의 유일한 경쟁력이 될 수 있는 '규제의 비대칭성' 유지를 위해서도 보다 Radical한 서비스의 개발은 필수적이다.


스스로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self disruption이 필요하다

마치, 은행들이 자신들의 익숙한 영역에서 자신의 미래를 사고하듯이, 카카오가 잘 할 수 있는, 익숙한 영역에서의 서비스로 자신들의 사고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된다. 다시 말해, '성공의 저주' 혹은 '플랫폼의 저주'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근 기사나 각종 리포트들을 보면, 마치 '카카오'가 확보한 '카톡'이라는 플랫폼의 존재가 그들이 은행업을 하는데 있어서 '혁신'을 보증하는 듯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연코 말하건데 '금융'이라는 영역에서 그 존재 자체로 '혁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끊임 없는 자기 혁신이 없다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인터넷 은행'도 결국 누군가에게 Disruption되는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FinTech 기업들이나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 흔히 잊고 있는 사실은 금융업, 특히 은행업은 주요 산업 중 지난 수십년간 전산화, 인터넷화라는 혁신의 파고를 가장 성공적으로 넘은 그 자체로 꽤 경쟁력 높은 Player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Communication Platform으로서 자신의 강점은 충분히 레버리지 하되, 자신들이 Communication  영역에서 '혁신'을 일으켰던 그 정도의, 오히려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혁신 노력이 동반되어야만 크던 작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을 disrupt할 수 있는 "Radical함"이 필요하다.




은행의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새롭게 build-up되는 '인터넷은행'의 성공은 매우 중요하다. 부단한 혁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은행업'의 대고객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도 그러하며 기존은행의 내부 조직에 의미있는 충격을 주기 위해서도 정말 중요하다.

어마어마한 자금과 조직을 '혁신'이라는 주제에 쏟아붓고 있는 기존의 은행업에 충격을 주기위해 새로운 Player들이 가져야 할 첫번째 덕목은 "Radical"함이다. 다만, Radical의 상대방은 기존 '은행업'뿐만이 아니고 자신들의 기존의 성공모델/경험도 그 대상이 되어야 함을 개인적으로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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