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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Aug 23. 2020

글 쓰면 돈 생기나?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다음에 공유되면 돈 생기나?

브런치 작가가 되고 처음으로 발행한 글이 다음 메인에 공유가 되고 두 번째 글도 10만 조회수가 넘었을 때 가족 단톡 방에 호들갑을 떨고 있는 날보고 남동생이 한 말이다. 글 쓰면 돈이 되냐고 물었다. N 잡러 가 된 듯 요즘 돈 버느라 정신없는 남동생에게는 돈이 되는지 안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듯했다. 꼭 돈이 생겨야 글을 쓰냐고 무식한 말 한다며 핀잔을 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저 남의 글을 읽는 사람으로 살았던 내가 글을 쓰게 되었고,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내 글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던 때였는데 글을 돈과 연결하는 동생에게 화가 났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내 글을 누군가가 읽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감사하다. 심지어 글 잘 쓴다고 칭찬받을 때는 속으로 좋아 죽겠으면서 그 과분한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근데 남동생의 말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었다. 왜 나는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소위 말하는 돈도 안 되는 글을 쓰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 글을 쓰는가?


'표현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며 이 질문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책만 읽고 서평을 쓰지 않는 것은 가짜라는 말이 항상 숙제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앞서 쓴 글에 말한 적이 있다. 글을 써 본 적이 없는 내게 서평을 쓰라는 것은 산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나에게 에베레스트산을 올라가라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만큼 나에게 서평 쓰기는 높은 장벽이었다. 그러는 내가 [한 달 서평]에 이어 다시 30일 동안 매일 서평 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정말 큰 변화다. 아직도 쓰는 것은 나에게 너무 힘든 행위이다. 어느 책에서 읽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쓰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쓰지 않으면 매일 글을 쓰던 사람도 금방 쓰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너무나 공감되는 말이었다. [한 달] 글쓰기 커뮤니티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가도 리프레시 기간에는 금방 쓰지 않는 사람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나중에 쓰고 싶다는 생각이 나와 싸우고 있다.


저자는 본인이 좋아하는 작가 <동물농장>을 쓴 조지 오웰이 말한 누가 강제하지 않아도 글 쓰는 이유 네 가지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이것은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앞으로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첫째는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입니다. 과학자나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작가도 똑똑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합니다. 죽은 뒤에도 사람들이 잘난 인물로 오래 기억해 주기를 바라고요.
둘째는 의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열정'입니다. 자신이 보고 느낀 세상의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하며,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험을 글에 담아 타인과 나누려고 한다는 것이죠.
셋째는 역사에 무엇인가 남기려는 충동입니다. 자기가 발견한 사실과 진실을 기록해 후세에 남기려고 하는 욕구는 영언한 것에 대한 갈망과 관계가 있습니다.
넷째는 정치적인 목적입니다. 여기서 정치적인 목적이란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입니다.


그리고 저자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준다.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도 그런 목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 나는? 나는 힘들어 죽겠다면서 왜 매일 글을 쓰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면서 그 생각이 확고해지고 정리된다는 느낌이 우선 좋다. 또 그동안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그에 대한 생각을 글로 표현하면 내 글을 읽는 분들이 공감해주는 게 너무 좋다. 지금은 이 두 가지 이유가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유시민 작가는 '작가는 세상사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사실에 근거를 두고 진리와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쓴 글이라야 많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오래 남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 말을 생각하면 앞으로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지금과는 또 다른 이유로 바뀔 거라 생각한다. 당장의 이유와 목적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우선 글을 쓰는 행위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30일 동안 매일매일 한 챕터씩 읽고 서평 쓰기 도전 Day 05



참고도서 <표현의 기술> 글 유시민 만화 정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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