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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Aug 27. 2020

우리 아이가  글쓰는 사람이 되려면

엄마 욕심은 끝도 없다.

두 아이의 엄마다 보니 아이들의 독서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지금 내가 매일 30일 동안 서평 쓰기에 도전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번에 읽은  '표현의 기술' 8~10장에서는 표절에 대한 내용과 비평, 서평, 논문, 리포트, 보고서, 회의록, 일기, 독후감 등 다양한 글쓰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난 이 많은 글쓰기 중 서평과 아이들의 글쓰기에 대해 내용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그전에,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표절에 관해서는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갈 것이다. 어떻게 내 글이 표절이 될 수 있는지, 서평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우리 아이를 글 쓰는 사람으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길 바란다.




뭐가 표절이라는 거야?


표절은 사실의 문제라기보다는 의도의 문제라고 작가는 말한다. 인용 표시를 할지 여부는 글 쓰는 사람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며 남의 것인 줄 '알면서도' 자기 것처럼 써서 독자를 속이는 것이 표절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독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없다면 표절 시비에 대한 걱정은 접어 두고 글을 쓸 때는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와 방향을 정하고 글을 쓰라고 한다. 표절 위험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인용 표시를 철저하게 하라고 강조한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표절 시비가 붙었을 때면 뭐가 사실이고 거짓인지 애매할 때가 많았다. 이번에 이 책을 통해 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게 되었다.


표절은 허세를 부리려는 헛된 욕망의 산물입니다. 글로 누구한테 허세를 부리려는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표절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의 기술> p. 200



서평은 어떻게 써야 하나?


유시민 작가는 서평에는 책에 대한 '객관적 정보'와 비평하는 사람의 '주관적 해석' 이 두 가지가 반드시 담겨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평은 누가 무엇에 관해 쓴 책이며 그 특성이 어떠한지, 책에 대한 핵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내가 쓰는 이 서평은 과연 나는 이 두 가지를 포함하고 있나 자문해보게 된다.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제대로 쓰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나 스스로도 만족할만한 서평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일단 어떤 책인지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소개해야 읽는 이가 관심을 갖게 됩니다. 서평은 또한 책을 읽은 소감, 해석, 평가를 담아야 합니다. 그게 없으면 책 소개일 뿐 서평은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쓴 서평을 읽으면서 같은 텍스트를 다르게 해석하는 시각을 만나게 됩니다.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고 어느 쪽이 타당한지 따져 보면서 사유의 폭과 깊이를 더해 나갑니다. 바로 이것이 서평이 지닌 가치이며 서평 쓰기에 도전하는 분들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표현의 기술> p. 218


글쓰기 고수가 아니라면 책 자체를 충실하게 압축 소개하는 데서 서평을 시작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정보'와 '해석' 중에 '정보'에 최소한 절반의 비중을 두는 것을 권하고 있다. 책을 알리는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출판사들이 신간이 나올 때마다 서평단을 모집하는 것도 이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내가 쓴 서평을 통해 독자의 책 구입으로 연결이 된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다. 처음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서평을 쓰기 시작했지만 오늘부터 내가 열심히 서평을 써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내 서평이 조금이라도 기여를 한다면 이보다 더 보람된 일이 있을까?  우선 많이 읽고 의식적으로 많이 쓰도록 하자!


글 쓰는 아이로 키우려면?


글쓰기는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두뇌 활동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대한민국 부모들은 어른도 하기 힘든 일을 어린아이들에게 요구한다며 핀잔을 준다. 내 욕심이 들통난 것 같아 뜨끔했다. 반성도 했다. 나도 글쓰기 싫어 온갖 핑계를 다 대면서 아이에게 책 좀 읽고 글을 쓰라고 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초등학생 때는 잘 쓰든 아니든, 일단 무엇이든 쓰면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줄거리가 없고 뜻이 분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면 금방 실력이 늘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십시오. 달팽이 거북이걸음이라도 앞을 향해 나아가기만 한다면 성공으로 여기겠다는 소박한 결의만 가지고 아이들을 지켜봐야 합니다. <표현의 기술> p. 244


일기 쓰기



아들이 며칠 전에 쓴 글이다. 번호를 왜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열심히 썼기에 폭풍 칭찬을 해주었다. 제대로 쓰게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야~ 이렇게 많이 썼어? 정말 잘 썼네~'라고 말했다. 아이는 글벙글이다. 안 고쳐주길 잘했다. 줄거리가 없고 뜻이 분명하지 않아도 무엇이든 썼다는 것을 칭찬해주라는 저자의 말을 한번 더 명심해야겠다. 어떻게 쓰던 꾸준히 조금이라도 쓰는 행위를 멈추지 않게 도와줘야겠다 다짐했다.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고 실감 나게 표현해야 잘 쓴 일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고 정확하게 문자 텍스트로 표현하는 태도와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덧붙여 아이가 일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3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꼭 적용해 보고 싶다.


첫째, 아이가 쓰는 일기를 보지 마십시오.
둘째, 아이와 합의해서 가끔씩 아이가 선택해서 보여 주는 일기만 보십시오.
셋째, 부모님도 함께 일기를 써 보십시오. <표현의 기술> p. 248


먼저 조그만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을 사주면서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시키라고 한다. 혹시 아이가 일기를 보여줄 때는 문장력과 내용을 살피되 내용에 대한 도덕적 훈계와 평가는 피하라고 한다. 학교 숙제로 일기 쓰기가 있을 때는 '가짜 일기'를 쓰게 하고, 평소에는 자기만 볼 수 있는 '진짜 일기'를 쓰게 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나도 어렸을 때 일기를 가짜로 썼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 선생님이 검사하는 일기를 쓰다 보니 정말 솔직하게 내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나도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을 사서 아이들과 함께 '진짜 일기'를 써봐야겠다.


 독후감 쓰기

    

독후감을 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쓰는 능력이 아니라 읽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만큼 독해력이 있어야 독후감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나는 우리 아이들이 독후감 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읽는 것만이라도 하면 좋겠다. 간혹(이것도 감사하다) 책을 읽을 때면 기억에 남는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게끔 유도해본다. 아이들이 글을 쓰는 것보다 그림 그리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읽은 책의 내용을 어떻게든 표현해보려 노력한다면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것도 예전보다는 쉬워지지 않을까 한다. 이제는 그림을 그리고 기억에 남는 좋았던 문장을 한 번 써보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곧바로 독후감을 쓰라고 하기보다는 어떤 책의 몇 쪽 또는 일부를 읽고 요약하는 방법부터 익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 권을 여러 개로 분책해서 하나씩 요약하게 하는 것이지요. 아이가 요약한 것을 가지고 부모님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 됩니다. 책을 사 주고, 독후감 쓰라는 과제를 주고, 독후감을 보고 품평해 주는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설마 하니 부모 노릇이 그렇게 쉽겠습니까? <표현의 기술> p. 249


글쓰기는 자기표현을 하는 수단이기에 강제할 수 없다고 한다. 스스로 하고 싶을 때 해야 잘 표현할 수 있기에 독후감 쓰기를 의무로 만들지 말라고 당부한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가르치려 하지 말고 그저 북돋워 주기만 하라고 한다. 난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쓰기를 강요하진 않지만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들과 하는 대화와 행동 속에 아이가 느낄 압박이 은연중에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겠다.




내가 왜 우리 아이들이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지를 한번 더 생각해 보았다. 처음에는 책을 많이 읽고 독해력을 길러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독서와 글쓰기를 시험'만'을 위해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이 두가지가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내가 직접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들이 '읽고 쓰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저자의 말처럼 일기, 독후감, 편지 쓰기가 자신을 표현하고 남과 소통하는 길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글쓰기를 좋아할 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보다 왜 그래야 하는지를 이해시키는데 더 노력을 해야겠다. 너무 멀지 않은 때에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독서 토론의 장이 우리 집에서 열리길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유시민 작가가 이 세상 아이들에게 전한다며 남긴 말을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이 글을 읽고 코끝이 찡해졌다.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나에게 하는 진심 어린 조언 같아서 울컥했다.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꼭 기억하며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이기 전에 마음껏 나를 표현하며 사는 나다운 나로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여러분은 이 세상을 위해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이 세상에 살러 온 존재입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태어난 특성과 환경은 다르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의미 있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노력하고 분투하고 즐기면서, 각자 자기답게 살아가기를, 그런 삶을 누릴 기회가 여러분 모두에게 찾아들기를, 그리고 살아가면서 하는 생각과 느끼는 감정을 글로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아가기를 아버지의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표현의 기술> p. 251


*30일 동안 매일매일 한 챕터씩 읽고 서평 쓰기 도전 Day 09



참고도서 <표현의 기술> 글 유시민 만화 정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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