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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Aug 31. 2020

지금 당신의 인생에 만족하십니까?

나부터 인정하자

종교는 없지만 불교 말씀은 좋아한다. 법정 스님, 법륜 스님 등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특히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 '인생 수업' 은 제일 좋아하는 책이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도 즐겨보고 있다. 스님의 거침없고 통쾌한 답변을 들으면 속이 시원하다. 한편으로는 '말이 쉽지, 그게 잘 되나' 하는 마음도 드는 건 사실이다. 런데도 스님의 말씀을 좋아하는 건 말씀을 들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좋아서이다. 절에 가면 나는 향냄새와 목탁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처럼 스님의 말씀이 나에게는 그렇게 다가온다.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게 잠시 쉬었다 가라 말씀하시는 것 같다.   





이번에는 법륜 스님의 '지금 이대로 좋다'라는 책을 꺼내 들었다. 책 표지에는 '자유롭고 행복하고 싶은 당신에게 전하는 법륜스님의 희망편지'라고 적혀있다. 자유로운 인생,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은 게 딱 맞는 책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표지를 넘기면 법륜스님이 직접 쓰신듯한 글귀가 나온다. 반듯하게 쓴 글씨에서 진심과 정성이 느껴지는 것 같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가 괜찮은 줄 알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하는 것이 자기 사랑의 시작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



이 문장을 보고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반은 그렇고 반은 아니다. 어떤 부분은 인정하지만 어떤 부분은 그렇지 않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 노력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욕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는 것이 욕심이라고 한다면 난 욕심이 많은 편에 속할 것이다. 지금 모습에 만족하지 않기에 뭔가를 계속 배우고 성장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냥 지금 모습에 만족하고 살아야 맞는 것일까? 만족하는 삶을 살면 과연 발전이 있을까? 발전이 있는 삶이라야 만족하는 삶일까?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외치는 자기 계발서, 실용서를 주로 읽는 나에게 이 책은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혼란스러운 마음도 함께 주는 것 같다. 예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그래그래, 맞아 맞아, 사람이 너무 욕심부리면 안 되는 거야, 생긴 대로 살아야지' 하며 게으른 날 합리화하면서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젠 법륜스님 책도 이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변했다는 게 느껴진다.


며칠 전에 지인이 내 글을 보고 '자존감이 높으시네요'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평생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러고 보니 항상 자신 없는 모습, 내 의견은 내세우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들 말에 끌려다니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그런 변화된 모습이 은연중에 글에서도 표출되었나 보다. 그 말을 듣고 의아했지만 금세 인정 모드로 돌아섰다. 얼마 전에 엄마에게도 비슷한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자신감이 많이 생기고 얼굴이 밝아졌다고 하셨다. 이미 나도 모르게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놀랍고 이렇게 글로 생각을 '표현하고' 있는 것도 놀랍다. 내가 변한 이유를 법륜 스님 글에서 조금은 찾은 것 같다.      


(...) '왜'가 아니라 '어떻게'입니다. 이미 살고 있는데 즐겁게 살 건지, 괴롭게 살 건지, 그건 나의 선택입니다. 아침에 눈 떠서 살아있으면 '오늘은 어떻게 살면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세요.  p 13


(...) 괴로움의 원인은 자기가 누군지, 어디로 가는지, 지금 뭐하는지도 모르고 살기 때문입니다. p 24


(...) 이 모든 일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면 해결의 길이 보입니다. 깨달음은 운명대로 사는 게 아니라 운명을 바꾸는 겁니다. p 49


자기 인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울면서 살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웃으며 살지는 본인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생각 한번 돌이키면 항상 웃으며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p 51


가끔은 멈추고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 가나,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저기가 아닌 여기,
남이 아닌 나에게 깨어 있는 것이 행복하고 자유로워지는 길입니다. 화단에 핀 꽃을 보는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이해하면 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나를 아름답게 가꾸는 방법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즐거움을 느끼고 만족하는지 이제 조금 알게 되어서가 아닐까? 아니면 나름대로 만족한 삶을 살고 있어서일까?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던 자존감이 올라온 이유를 감히 말해본다면 스님이 말씀하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책 전에 읽은 유시민 작가가 쓰신 '어떻게 살 것인가'와 연결되고 있는 느낌이다. 바로 어제 서평 마지막에 쓴 질문들이 기억난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이 삶은 훌륭한가?

이렇게 계속 살아가도 괜찮은 것인가?

오늘 하루의 모든 순간들은 내게 의미가 있었는가?

나는 세상을 떠날 때 내가 지금 하는 일들에 대해서 스스로 어떤 평가를 하게 될까?




아직 책을 완독 하진 않았다. 첫 번째 챕터인 '지금, 여기, 나' 부분만 읽었는데 이미 법륜스님이 말씀하시는 것과 비슷한 마음으로는 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신기하다. 그동안 부지런히 책을 읽고 쓴 덕분인가? 나름 열심히 살아온 덕분일까? 예전에 법륜스님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 그땐 치유의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인정과 공감의 느낌이 강하다. 두 번째 챕터부터는 어떤 마음이 들지 궁금해진다.


덧, 오늘 글은 뭔가 정리가 덜 된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어 나갈수록 더 나은 글이 나오길 바라본다.


*30일 동안 매일매일 한 챕터씩 읽고 서평 쓰기 도전 Day 13


참고도서 <지금 이대로 좋다> 법륜 지음 박정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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