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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Dec 14. 2020

아인슈타인과 BTS는 닮았다.

아인슈타인'과' 전쟁을 치르며 알게 된 점

숫자를 보면 머리가 아프고 영화조차도 SF영화, 공상과학,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완벽한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그 자체인 사람이 나다. 그런 내가 '아인슈타인의 전쟁'이라는 책을 읽고 서평을 써야 한다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도전이었다. 책을 읽기 전부터 걱정이 앞서 머리가 지끈거렸다. 책을 읽기도 전에 아인슈타인'과'의 전쟁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씽큐온 7기를 시작하고 큰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우선 완독을 하는 것부터 목표로 잡았다. 서평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아인슈타인이 천재 과학자인 것만 알고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것으로 대단한 사람인지도 모르고 있던 과학 무식쟁이인 내가 이 책을 읽고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배경지식이 부족했다. 읽을수록 속도는 나지 않고 이게 글인지 그림인지 혼돈에 빠졌을 때 유튜브로 영상을 찾아보았다. 많은 자료들이 있었지만 그나마 아인슈타인을 이해할 수 있었던 영상이 이것이다. 재미있게 아인슈타인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어느 정도 책을 읽고 봐서인지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했다.


https://youtu.be/CmFt-cSvS8A


물론 모든 것을 이해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책에 나오는 어려운 과학 용어들을 조금은 친근하게 만들어 준 것만으로도 큰 역할을 했다. 상대성 이론이 일반 상대성 이론과 특수 상대성 이론이 있다는 것과 광전 효과, 브라운 운동, 블랙홀, 중력파, 양자역학 등을 통해 굵직한 과학사에 빠지지 않는 아인슈타인이 왜 천재라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이론에 대해 뭐라 말하기는 아직 너무 부족하다. 몇 번을 다시 읽더라도 설명하기 힘들 거라는 걸 확신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 전쟁을 치르면서 계속 머릿속에 맴돌던 것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당연한 것이라 알고 있던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중력에 의해 빛이 휘다' 같은 단 한 가지 과학적 사실을 도출하는 데에는 어마어마한 수고가 든다. 그리고 이후 이 모든 수고가 지워지면서 자연이 명확하고 쉽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p. 489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은 이론에 증거가 있다는 것은 그 이론의 승리에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이론이 살아남아 과학 계율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다음 세대 과학자들에게까지도 널리 퍼져야 했다. 정식 수업에서 가르쳐져서 과학 전공 학생들이 자기 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자신의 연구에 이용해야 했다. p. 492

오늘날 우리는, 상대론의 한 페이지에 간결한 공식 몇 개로 정리되는 굉장히 추상적인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의 출현은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였다. 한 순간에 발견한 것도, 명성이 보장된 것도 아니었고, 수년간의 분투와 실패와 도전만 있었을 뿐이다. 아인슈타인은 실패와 회의론 속에서 고집스럽게 연구를 계속해 나가야 했으며 친구들을 신뢰해야 했다. p. 525


학창 시절, 수학이나 과학 시간에 공식처럼 나왔던 것들에 대해 한 번도 의문을 품은 적이 없었다. 그저 암기만 하고 대입해서 답을 맞히는 데만 급급했다. 이 책을 읽고 난 왜 그 공식을 외우려고만 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해하려 노력했다면 수학과 과학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공식들, 이론들이 타고난 천재들이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하며 뚝딱뚝딱 만들어지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 부끄러워졌다.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노력뿐 아니라 운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혼자만 잘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배웠다. 그리고 과학이 정치와 종교, 문화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더욱 놀라웠다.


과학자라는 것에, 당연한 혹은 기본적인 정치적 설정이 함께 실려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과학자가 인간 인한, 과학에는 정치가 존재할 것이다. p. 548

과학과 과학보다 더 넓은 세상과의 연관성 - 정치, 종교, 문화 - 은 하찮지 않다. 우리가 과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가 그것을 우리 삶의 다른 부분들과 어떻게 연결하는지가 과학을 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우리 - 과학자와 비과학자 - 는 어떤 가치들과 목표들을 과학적 노력에 부여할지 선택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이 그랬다. p. 549



아인슈타인 책을 읽는데 왜 BTS가 계속 보이는 걸까?



과학이 정치와 종교, 문화와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BTS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게 놀랍다. 물론 예전에 마케팅 책을 읽고 서평을 쓴 적이 있어 가능한 생각이다.


https://brunch.co.kr/@jini00024/42


에딩턴이 평화주의에 관심이 없었다면 1919년의 상대론 혁명도 없었을 것이다. 세상이 아인슈타인이 일약 스타가 되기에 딱 맞는 조건을 갖췄던 것은, 모든 정치적 스펙트럼을 아울러서 사람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전쟁의 참상, 그리고 그에 대한 평화주의자들의 반응이 상대론을 상대론으로 만든, 복잡하고 손상되기 쉬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p. 549


이 부분을 읽고 왜 계속 BTS가 생각났는지 알게 되었다. 그렇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인정받기까지 '티핑포인트'와 연관이 있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얄팍한 지식이지만 천재라 불리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도 마케팅 공식이 적용되어 있다는 게 놀라웠다. 물론 내가 틀릴 수도 있다. 근데 계속 '소수의 법칙, 고착성 법칙, 상황의 힘 법칙'이 생각나는 걸 어떡하나?


BTS가 월드클래스가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커넥터로써의 필리핀 사람들의 역할과 그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던 특성, 작은 팬덤이 들불처럼 확산할 수 있었던 특수한 상황들이 아인슈타인의 그것과 닮아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알리기 위한 에딩턴의 부단한 노력뿐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들의 노력(소수의 법칙), 아인슈타인의 피나는 노력으로 뉴턴 이론을 뒤엎는 상대성 이론(고착성의 법칙), 전쟁이라는 시대적 환경의 상황(상황의 힘 법칙) 등이 BTS를 생각나게 했던 것이다.




자칫하면 아인슈타인의 대단한 업적이 묻힐 수도 있었겠다 생각하니 운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을수록 내가 얼마나 모르는 게 많은지, 그동안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들을 하고 살았는지도 깨달았다. 그저 아인슈타인은 천재니까 당연히 대단한 업적을 남길 수 있다고 여긴 것이 미안했다. 천재라도 엄청난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것과 전쟁이라는 시대적인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노력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느낀 바가 있다. 천재라는 이유로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큰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점과 그런 위대한 성과도 운과 마케팅의 법칙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에 아인슈타인과 전쟁을 하며 깨달은 점이다.


아인슈타인과의 전쟁은 이렇게 끝났지만 전혀 관심 없던 과학에 조금씩 관심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있어 이번 전쟁의 큰 성과라 생각한다. 곧 내 책장에 유명한 과학책인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가 꽂혀있지 않을까 감히 말해본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5713231?OzSrank=1


참고도서  <아인슈타인의 전쟁>  매튜 스탠리 지음

<티핑포인트>  말콤 글래드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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