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부모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
난 원래 이렇게 타고났어, 엄마가 이렇게 낳았잖아
DNA는 눈 색깔이나 손을 갖고 태어나는지 여부 같은 신체적 특성에 그치지 않고 훨씬 많은 것을 관장한다. 유전자는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할지, 얼마나 빨리 화를 낼지, 알코올을 갈망할지, 얼마나 많이 먹을지, 무엇에 마음을 뺏길지, 아무 문제없는 완벽한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기를 좋아할지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p. 11
후성유전학은 우리의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놀랍게도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우리의 DNA에 영향을 미친다. (...) 후성유전학은 비만, 우울증, 불안, 지적 능력 등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스트레스, 학대, 가난, 방치 등이 희생자의 DNA에 흉터를 남겨, 여러 세대에 걸쳐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후성유전학에서의 이런 놀라운 발견이 우리의 행동을 지휘하는 또 하나의 숨겨진 힘을 구성한다. 이것도 우리가 전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p. 12
우리의 미생물 거주자들은 우리 몸으로 유전자를 들여와 우리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조종하는 또 하나의 숨겨진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p. 42
어미의 정크푸드 식생활이 새끼의 DNA에 영구적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p. 59
우리가 먹는 음식이 유전자 발현을 바꾸어 식욕, 대사, 질병 감수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가 나와 있다. p. 97
과학은 알코올 섭취량을 조절하는 능력 그리고 알코올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유전적 요소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것을 잘 아는 사람들은 중독을 정신력의 문제가 아니라 질병으로 취급한다. p. 127
생물학적으로는 불공평한 얘기지만, 엄마가 임신 기간 동안 저지른 행동에 대해 태아 프로그래밍이란 형식을 통해 아이가 그 대가를 치르는 셈이다. p. 141
진화가 부수적으로 낳은 현상을 보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당신의 일부 행동은 당신의 부모, 심지어는 조부모가 경험했던 무언가가 낳은 결과일 수 있다. p. 208
엄마 미안, 엄마 탓이 아니야
알렉산더는 6주 동안 한 무리의 쥐들을 모르핀에 중독되게 만든 후 쥐 공원(쥐들을 위한 파라다이스)에 풀어주거나 고립된 무서운 우리 안에 가두어두었다. 양쪽 환경 모두 모르핀이 첨가된 물과 일반적인 물이 들어 있었다. 놀랍게도 쥐 공원에 사는 쥐들은 압도적인 다수가 일반 물로 갈아탔다. 반면 우리 안에 갇힌 가여운 쥐들은 계속 모르핀이 첨가된 물을 고집했다. 평균적으로 보면 우리의 행동 또한 이 실험에 참여한 쥐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사람이 다행스럽게도 도파민 보상 반응을 자연적으로 자극해주는 환경에 살게 되면 대부분은 부자연스러운 자극 방법을 추구하지 않는다. p. 143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유전자 발현을 통제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식생활과 운동 등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환경은 어느 유전자가 켜지고 꺼질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생활 방식을 바꿈으로써 유전자 발현에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운동은 여러 가지 질병을 물리치는 최고의 명약이다. 운동은 근육을 강화하고, 심장을 보호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건강한 체중 유지를 돕는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다. 운동이 후성유전을 통해 유전자 발현도 바꿔준다. p. 362
과학은 누구든 자기가 원하는 것은 다 될 수 있다는 개념을 떨쳐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과 후천적인 환경에서 큰 불평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불평등을 최소화할 실용적인 조치를 통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로 펼치며 살게 할 수 있다.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나 우리 아이들에게 주어진 선택이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이냐, 헤엄쳐 나올 것이냐가 되어서는 안 된다. 헤엄쳐 나올 것이냐, 구조받을 것이냐가 되어야 한다. 결국 이것이 더욱 강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 것이다. p.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