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는 유명한 사립탐정.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괴팍하지만, 천재적인 그의 이름은 바로 ‘셜록 홈즈’다. 얼마 전에 베네딕트 컴버비치가 연기하는 홈즈 시리즈를 다시 한 번 봤다. 그의 낮은 저음 목소리와 매력적인 영국 악센트는 셜록 홈즈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비록 시리즈 드라마(영국)이긴 하지만, 그 어떤 셜록 홈즈보다 괴팍하고 천재적인 모습이 잘 드러났던 것 같다.
귀를 덮는 우스꽝스러운 모자가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괴팍한 천재 사립탐정 셜록 홈즈. 그는 자신의 뛰어나 두뇌와 명성을 즐기면서도 언론에서 좋아하는 모자 쓴 모습은 끔찍이도 싫어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그를 지켜주는 형 마이크로포트 홈즈, 평생의 친구이자 함께 사건해결을 하는 의사 존 왓슨과의 케미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우리는 셜록 홈즈를 잊지 못하나보다.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따져본다면 글쎄 뭐가 있을까.
그는 천재적이다
나에게 있어 셜록 홈즈의 매력을 제일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가 괴팍하고, 사건해결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타고난 천재성과 근성, 집착이 있기에 그 어려운 사건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그의 타고난 두뇌를 따라올 수는 없다. 물론 형 마이크로포트는 홈즈의 생각과 모든 상황을 꿰뚫어보는 소유자이기에 가끔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좀 더 냉철하고, 나라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만큼 동생보다는 유연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뭐 홈즈가 가장 사랑하는 존 왓슨은 참전했던 군인이었던 만큼 머리보다는 행동을 먼저 보여주는 인물이다. 가끔은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홈즈는 항상 그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그리고 홈즈에게 있어 처음이자 마지막 여자인 아이린 애들러. 유일하게 홈즈를 상대로 두뇌싸움에서 이긴 상대이기 때문에 그녀를 항상 존중하고, 쉽게 잊지 못한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자신이 천재임을 알고 그 재능으로 많은 사건을 해결하는 그이지만,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은 존중할 줄 알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고독하게 혼자 사건을 해결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그들이 계획하고 실행하는 그 모든 것은 언제나 셜록 홈즈의 뛰어난 두뇌로부터 시작된다. 참 매력적이다.
그는 똑똑하다
똑똑하다고 하면 위에서 말한 천재적이라는 것과 뭐가 다른 것일까 생각할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단지 타고난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셜록 홈즈가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바로 관찰이다. 관찰을 통한 추리가 우선시되는 것이다. 처음 의뢰인을 만나면 단지 관찰만으로 그 사람의 습관, 직업, 사는 곳 등의 다양한 것들을 추리해낸다.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참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그의 설명을 듣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하는 부분이 홈즈를 똑똑하다고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과연 현실에 저런 스마트한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홈즈처럼만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이 세상에 해결 안 되는 사건이나 사고는 없을듯하다. 그러니 소설 주인공이겠지만. 어찌됐든 그의 뛰어난 관찰과 추리력은 참 탐난다.
그는 다소 이기적이지만, 자기 사람은 지킨다
셜록 홈즈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다소 이기적인 캐릭터이다. 겉보기에 찔려도 피 한 방울 안 흘릴 것 같은 냉철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의 툭툭 내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유머와 냉소가 있다. 상대방이 상처를 좀 받을지언정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기에 아주 괴팍하고 매너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자기 사람이라 생각하면 끝까지 지키려고 하는 모습 또한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의 빠른 두뇌회전과 재능으로 그들을 지키고, 악(모리아티 박사)과 맞서는 장면들은 홈즈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일명 ‘츤데레’라고 할까.
제일 사랑하는 친구이자 가장 믿는 사람 존 왓슨, 그의 부인 메리(많은 도움을 주는 여인으로 나중에 스파이로 밝혀진다), 검시관 몰리(홈즈를 사랑한다), 하숙집 주인 허드슨부인 등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지키려고 홈즈는 노력한다. 겉으로는 퉁명스럽고, 자기 멋대로 굴어도 그들이 다치고 상처받는 것은 싫어한다. 참 독특한 캐릭터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한다
사람은 위기의 순간이 오면 평정심을 잃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성적인 끈을 놓아버리고, 감성적으로 폭발할 때가 있다. 하지만 셜록 홈즈는 그 어떤 위기의 상황에서도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동요하지 않는다.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는 말이다. 참 대단하다. 물론 미리 세워둔 플랜이 있어 자신감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곤 한다. 그럴 때조차 홈즈는 흔들리지 않는다. 물론 눈빛이 흔들리고 갈등하는 순간이 보이지만, 이내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럴 때일수록 그는 더 힘을 내고,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니 보통사람은 아니다.
물론 화를 낼 때도 있다. 그의 까칠한 성미를 그야말로 가감 없이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지인들과 아무 죄가 없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 이들을 항한 분노다. 그래서 또 우리는 홈즈를 사랑할 수밖에 없나보다. 이런 지인이 곁에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물론 셜록 홈즈는 소설 속 캐릭터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이러한 별난 탐정이 존재한다면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으로 사회악을 뿌리 뽑는 그러한 영웅 말이다. 우리 시대에도 이런 영웅이 필요하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