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

by 이효진
“개와 함께 걷는 길은 결코 외롭지 않다.” — 작가 미상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부자든 가난하든, 잘났든 못났든

24시간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그 하루 중,

나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진이와 함께 산책하는 시간이다.


개는 발달한 후각으로 세상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진이는 매일 걷는 산책길도

새로운 모험처럼 느끼는 것 같다.


진이는 산책 중

낯선 냄새, 오래된 냄새,

비 온 뒤 흙내음,

강아지와 사람이 지나간 자취—

진이는 코로 세상을 만난다.


진이는 가끔 길가 풀숲에 코를 박고

한참을 움직이지 않는다.

만족할 만큼 냄새를 맡고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면

그 모습이 꼭

"지금 이게 얼마나 중요한데!"

하고 말하는 것 같다.


속도를 맞춰 걷고,

가끔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벤치에 앉아 풍경을 구경한다.


진이와 걷고 나면 마음속에 엉켜 있던 것들이

어느새 조금씩 풀려있다.


집으로 향하는 길.

진이가 기분이 좋은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

나는 그 뒷모습이 귀여워

혼자 웃는다.


진이와 함께 걷는 길은

단순하지만 가장 확실한 기쁨이다.


오늘의 평범한 하루가

소중한 기억이 되어 남는다.


그리고 내일도,

우리는 같은 길을

함께 걸을 것이다.

일요일 연재
이전 06화아픈 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