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일찍 잠든 밤, 나를 빤히 바라보는 뜨거운 시선에 잠이 깼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30분. 날이 추워 테라스로 나가는 펫도어를 닫아둔 게 화근이었나 보다.
"진이야, 쉬하러 갈까?" 내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이의 꼬리가 좌우로 바삐 원을 그린다.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나 하나만 믿고 꾹 기다렸을 그 맑은 눈망울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반쯤 감긴 눈으로 주섬주섬 패딩을 챙겨 입고 신발을 신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귀찮음을 기꺼이 이겨내게 만드는 것, 이게 바로 사랑이구나.' 나보다 상대를 더 먼저 생각하는 마음, 그 다정한 수고로움 말이다.
밖으로 나오니 차갑고도 상쾌한 새벽 공기가 얼굴에 닿는다. 온 세상에 우리 둘만 남겨진 것 같은 고요한 시간. 이 예쁜 새벽을 선물해 준 진이 덕분에, 나는 오늘 또 한 번 사랑을 배운다. 고마워, 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