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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익준 Jun 14. 2021

왜 브랜드 컬러를 정하는데 과학이 필요할까?

어떻게 음식점에 대해 느끼는 감성이미지를 측정할 수 있을까?


색은 사람들에게 음식점의 파사드(외관, facade)나 실내공간에 대한 분위기를 느끼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모든 물체는 고유의 색감과 질감(color & texture)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은 이러한 물체들의 표면에서 발산하는 느낌과 심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다른 감성이미지를 갖게 된다


색채감성(color emotion)이란 색채를 통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감성을 말한다. 색채감성은 주로 언어의 형태로 표현되고 정리할 수 있다. 색채감성은 인간의 주관적 의미이지만 색채감성 연구는 이런 주관적 의미들을 객관화하여 색채감성 모델을 만들고자 진행되어 왔다. 


1970년에 NCS(Natural Color System)를 이용하여 진행된 연구들에 의하면 색채에 대해서 느끼는 인간의 감성이 비교적 일치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색채를 이용한 소통(communication)에서 공통적 성향 및 원리가 존재하며, 음식점 같은 상업공간이나 브랜드에서 색채를 이용한 디자인이나 마케팅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색채감성 연구는 색의 3요소인 색상, 명도, 채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3요소의 차이에 따라서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감성이 달라진다. 색채는 심미적, 문화적 특성에 영향을 덜 받는 객관적 요소와 영향을 많이 받는 주관적 요소로 분류할 수 있다. 명시성, 주목성, 진출, 후퇴, 팽창, 수축, 온도감, 중량감, 강약, 경연감, 흥분, 진정, 시간의 길이감 등에 대한 감성은 객관적 요소에 해당한다. 색채의 연상, 상징, 기호, 기억 등은 주관적 요소에 해당한다.


색채 이미지 스케일(color image scale)은 색채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심리를 바탕으로 감성을 구분하는 기준을 만든 객관적 통계이며, 디자인 등에 총체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시스템으로 감각과 과학을 결합시킨 방법이다. 단색이나 배색된 이미지를 이미지 스케일 위에 배치시킴으로써 색채를 보고 느끼는 사람들의 심리적 감성을 분석하고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매트릭스(matrix)이다. 


일본의 고바야시(Kobayashi)는 ‘딱딱한-부드러운’, ‘차가운-따뜻한’의 두 축으로 만들어진 색채감성척도(color image scale)을 개발하고 그 위에 감성언어와 색상을 배치하여 사람들이 느끼는 색채감성 분석을 시도했다. 한국의 IRI색채연구소에서는 ‘딱딱한-부드러운’, ‘정적인-다이내믹한’의 두 축으로 만든 매트릭스 위에 색채감성언어와 단색, 배색이미지를 배치하여 한국인의 색채감성에 적합한 척도를 개발했다.


배색 이미지스케일, IRI색채연구소(홈페이지) 자료


형용사 이미지스케일, RI색채연구소(홈페이지) 자료


감성은 사람들이 외부 환경과 마음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기쁨, 즐거움, 사랑, 욕망, 슬픔, 미움, 두려움, 분노 등을 복합적으로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상태는 개인의 평가에 의해 결정되며, 심리변화의 강도가 낮고, 생리적, 감각적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다.  


감성은 외적으로 관찰이 불가능 하며, 표정 및 행동의 변화가 없으며, 자의적 조절이 불가능하고, 외부자극에 대한 빠른 반응을 보인다. 감성은 느낌을 받아들이는 성질, 감수성,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이다. 이성과 대립되는 말로 음식점의 파사드나 인테리어, 로고, 유니폼 같은 대상으로부터 감각을 통해 지각되어 체험되는 쾌적감, 고급감, 불쾌감 등의 복합적인 감정이다.


디자인은 계획, 설계라는 기본적 의미를 갖고 있었지만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이후다. 부유한 국가들 간에 제조업의 자유를 희생하고서라도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범국가적인 중앙계획 형태를 고려하려는 의지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면서 문화, 자연, 환경, 인간, 지역적 가치관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1980년대 이후 정보기술의 급속한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디자인은 컴퓨터 기술이나 정보기술이 접목되고 소비자인 인간에 대한 이해,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가치를 찾고 제시하는 역할로 전환하게 되었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치창출 디자인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는 음식점 같은 서비스 산업에서도 기능과 품질은 당연시되며 개인의 변덕스러운 감성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외면당하는 시대가 되었다. 현대는 이미지의 시대이다. 소비행동의 가치기준(소비가치)과 평가기준도 이성에서 감성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기분을 소비하는 감성소비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음식점이라는 공간에서 단순히 음식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소비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음식점을 계획하고 평가할 때 지금까지와 같이 경제적 동선, 적정규모, 재료의 효율적 사용, 합리적 공간배치 등으로만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현대의 음식점은 메뉴라는 상품은 물론 음식점의 이미지까지 판매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먹는다는 행위는 신체적 건강유지를 위한 영양공급차원을 넘어 맛있으면서도 행복감을 주는 아름다운 식탁을 함께 추구해야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오늘날 같이 감성이 중요시되는 시대에는 음식점의 콘셉트와 이미지에 어울리는 공간을 디자인해야만 방문한 고객들의 만족감을 한층 더 높여줄 수 있다. 최근에는 서로 다른 업종이 결합한 복합공간으로서 다양한 카페형 식공간이 늘고 있다.  식공간이란 ‘무엇인가를 먹는 공간’을 의미한다. 


먹는 것의 모든 행위가 이루어지는 일체의 공간을 의미한다. 이제 식공간은 사회의 발전과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하여 식당, 테이블이라는 국한된 공간과 장소를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복합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음식점들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고유한 특징과 감성, 브랜드 컬러가 느껴지는 식공간을 추구해야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왜 음식점에 고유한 브랜드컬러가 필요할까?


브랜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인식시키고 경쟁자들로부터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별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명칭, 언어, 기호, 심벌, 디자인 같은 것의 집합을 말한다. 브랜드는 고객가치의 상징으로 외식기업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소비자 시대에 브랜드는 개인은 물론 기업, 정부를 망라하여 고객과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마케팅 주체들에게 필요를 인정받고 있다. 


브랜드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음식점들도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 identity)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이름, 로고, 심벌, 컬러, 슬로건, 캐릭터, 디자인 등을 이용해 브랜드에 사람과 같은 인격을 부여하고,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 


오늘날 성공하는 음식점이 되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를 갖춰야 한다. 브랜드 파워를 갖기 위해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소비자들에게 명쾌하게 지각되어야 하며, 그런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충성도, 인지도, 지각된 품질, 브랜드 이미지)으로 남게 된다.  


브랜드 컬러는 브랜드를 나타내는 고유의 색이며, 소비자들에게 기업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자신만의 특별한 제안과 약속(콘셉트, concept)을 담은 메시지이다. 세계화된 브랜드는 로고와 간판, 인테리어, 상표, 상품 용기, 포장지, 유니폼 등에 고유의 색을 사용해서 소비자들에게 자부심이라는 소비가치를 제공한다. 


언어적 표현인 브랜드 명, 슬로건도 중요하다. 그러나 강렬한 브랜드 컬러는 소비자들에게 빛의 속도로 빠르게 전달된다. 더 오래 기억되고, 회상(回想, recall)되며, 재인(再認, recognition)된다. 이제 브랜드 컬러도 음식점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점차 인식되어 가고 있다.

브랜드 컬러는 빠르고 쉽게 경쟁자들과 외식 서비스 기업들을 차별화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제품의 품질과 기업의 약속을 무의식적으로 전달한다. 소비자들이 외식 서비스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갖게 되는 첫인상은 브랜드 컬러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각을 통해 뇌에 전달된 브랜드 컬러는 즉각적이고 원초적이어서 소비자의 무의식에 작용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다.  


어떻게 과학적으로 브랜드컬러를 선택할 수 있을까?


브랜드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방법은 브랜드 컬러와 이미지다. 컬러는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일상생활에서 매우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정보매체이자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음식점들이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경쟁자들과 차별화된 브랜드 컬러를 갖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쟁자들이 사용하는 브랜드 컬러를 조사, 분석해 보아야 한다. 이때 사용되는 조사, 분석 도구가 앞에서 말한 이미지스케일(image scale)이다. 이미지스케일은 똑 같은 위상을 가진 단색 이미지스케일과 형용사 이미지스케일, 배색 이미지스케일의 세 가지가 있다. 


이미지스케일을 이용하면 시장에 존재하는 경쟁자들의 브랜드 컬러를 분류할 수 있고, 그들의 브랜드 컬러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감성이미지(감성,sensitivity)를 전달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아울러 나의 브랜드 컬러가 어떤 틈새를 공략해야 좋을지 과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로 알아보고자 하는 경쟁 음식점 브랜드의 파사드나 실내 인테리어 사진을 다음과 같이 준비한다. 물론 자신의 음식점에 대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감성이미지도 조사, 분석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은 자신이 새롭게 음식점 인테리어를 계획하거나 할 때도 준비된 참고 이미지나 3D 투시도등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진행해도 된다. 자신이 추구하는 콘셉트나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감성이미지와 고객경험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계로 준비한 매장 인테리어에 대해 음식점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성이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감성이미지 분류표를 준비하고 사람들에게 미리 준비한 음식점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어떤 감성이미지가 느껴지는지 체크하도록 한다.


세 번째 단계로 설문조사 결과를 다음과 같이 표로 정리한다. 예시와 같이 엑셀(EXCEL)과 같은 표계산 전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방사형차트나 그래프로 변환하면 브랜드마다 어떤 감성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시각적으로 구분하기가 더 쉽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음식점에 대한 사람들의 응답과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음식점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귀여운(22%) 느낌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색상배색과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디자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빨강, 녹색, 노랑처럼 채도가 높은 컬러와 다소 복잡해 보이는 아기자기한 디자인 요소, 특히 스트라이프 패턴이 이 음식점을 귀여우면서 한편으로 경쾌(17%)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마루, 흙, 천연석 마감재와 질감을 사용했기 때문에 온화(14.3%)하면서 캐주얼한 매장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음식점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감성이미지의 위치를 ‘형용사 이미지 스케일’에서 확인해 보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지금까지와 같은 방법을 활용하면 음식점 브랜드들도 보다 과학적으로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으며, 효과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음식점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단색 이미지스케일’이나 ‘배색 이미지스케일‘을 사용하여 로고나 패키지 등에 사용된 브랜드 컬러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감성을 느끼게 만드는지 ’형용사 이미지스케일‘로 분석하는 연습은 디자인을 모르는 일반인이라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필자: 진익준 브랜드경험디자인연구소 대표, 청운대학교/세종사이버대학교 외래교수


F&B 브랜드 공간에서의 고객의 경험을 연구하고, 현장에서 디자인과 컨설팅을 바탕으로 강연이나 칼럼을 통해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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