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꿈이 있었다. 잠들지 않아도 생생히 눈앞에 펼쳐지는 그런 꿈. 하늘에 빛나는 별을 따다 내 품에 가득 안고 싶었다. 원할 때마다 나 홀로 몰래 펼쳐 볼 수 있도록. 귀애하며 아껴 대하고 싶었다. 그러나 짙은 감색 빛 하늘에 걸린 은하수는 수려한 비단과도 같아 감히 내가 훔쳐 올 수도, 나만 볼 수도 없었다. 은하수는 아름답지만 나에게 허락된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게 서러워서 달이 뜨는 밤이면 엉엉 울곤 했다.
나는 하늘을 동경하고 은하수를 흠모하며 별을 노래했다. 그러나 내 노래는 가닿지 않는 듯했다. 승천해서 비단옷을 두를 순 없으니 나는 땅에서 별을 찾아 돌아다녔다. 하늘과 땅은 태초부터 하나였고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라. 달빛에 가려 별빛이 사라진 밤, 나는 과실수를 하나 발견했다. 몸을 숨긴 별이 내려와 화신이 되어 영롱하고 탐스럽게 열려있었다. 손을 뻗어보았으나 쉬이 따지지 않았다. 조금씩, 조금씩 과실수를 타고 올라갔다. 과실수 꼭대기에 열린 별은 하늘에서나 땅에서나 아름다웠다. 드디어 내 손가락 끝에 과실이 닿았다. 그러쥐어 과실수로부터 쟁취해냈다. 나의 별님을 손에 얻었다. 나는 붉게 잘 여문 과실을 짓눌렀다. 으깨고 짓이겨 즙을 만들어냈다. 그 즙은 나의 입으로, 입에서 얼굴로, 얼굴에서 목으로, 목에서 몸으로 흘러내리며 나를 흠뻑 적셨다.
즙은 상큼하고도 진득했다. 혀를 적시는 감탕, 코끝을 간질이는 향기, 열매가 터져 나오면서 뿜어내는 열기는 공기를 신선하고도 후텁지근하게 했다. 나는 숨이 가쁘게 즙을 삼켜댔다. 나의 별님의 이름을 외치며. 나의 별님은 열매로, 즙으로, 그리고 마침내 내가 되었다.
은하수에 눈물 훔치며 별을 품에 안고 싶어 했던 나는 결국 원하는 바를 얻은 듯했다. 그러나 공허하다. 즙은 갈증을 일으켰다. 마실수록 목이 마르는 바닷물처럼 즙은 들이킬수록 더욱 나를 힘들게 했다. 나는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별님으로 풀고자 했지만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더욱더 내 곁으로, 내 입으로, 내 안으로...... 나는 바라고 원망했다. 그러나 별님은 흩어져 없어졌다.
나는 나의 손을 바라보았다. 별님을 으깨버린 나의 손을. 왜 소중히 대하지 않았을까. 홀로 읊조려 봐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별님은 그렇게 사라졌다. 나는 그게 서러워 엉엉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