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by 진이령


7. 바다.jpg Photo by 신수준


바다 위로 하늘이 맺혔다. 바다는 하늘을 오롯이 끌어안았다. 그럼에도 외로워 보이지 않는 것은 바다와 하늘이 서로 닮았기 때문이다.


하늘과 바다를 구분하는 것은 검은 땅이다. 신이 세상을 만들었을 무렵 하늘과 바다는 하나였을 것이다. 이렇게 똑 닮은 하늘과 바다를 떨어뜨리고 경계를 주어 사람을 살게 한 곳을 사람들은 땅이라 부르기 시작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땅을 딛고서 머리 위로는 하늘을 땅 바깥은 바다로 칭했다.


하늘과 바다가 다른 점이 있다면 하늘에는 태양과 달이 뜨고 바다에는 파도가 일렁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달의 흐름은 파도를 만들어내니 하늘과 바다가 아예 다른 것은 아닌 듯하다.


솜사탕을 손으로 떼어내 흩뿌려놓은 것 같은 하늘을 바다는 그대로 투영한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날개를 접어 휴식을 취한다. 바다는 하늘의 눈물도 기꺼이 받아 마신다. 하늘의 바람은 파도를 일깨운다. 바다는 하늘을 담는다.


나도 너의 하늘을 닮고 또 담고 싶다. 너의 하늘을 날던 이들을 내 품에서도 쉬게 하고 싶다. 나의 것을 내어주고 싶다. 너의 구름을 맛보고 너에 뜬 달이 이끄는 힘에 따라 나를 움직이고 싶다. 너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 너를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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