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by 진이령

오늘도 나를 들여다본다.
거울에 비친 이는 나일까 아니면 허상일까.
실체를 느껴보고자 온 몸을 더듬다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는 연기만 붙잡으려 애를 쓴다.
나는 감정이란 허상을 거울에 비추어보며 뽐내기도, 구체화시켜보기도 한다.
그러나 거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담배연기의 희뿌연 잔상만 남는다.
담뱃재를

떨구며 곱씹는다.
내가 씹는 것은 담뱃잎인지 감정인지
아니면 나인지.
침을 삼켜봐도 쓴 맛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맛은 무슨 감정일까?
이 감정은 무슨 맛일까?
아무리 노력해봐도 감정을 구체화시킬 수 없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무언가 찾을 줄 알았지.
나는 담배를 비벼 끄고 거울을 닦는다.
그럴수록 거울은 탁해져만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바다